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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선수가 잠시 휴식시간을 갖고 나면 살이 찌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고효준은 2년 전과 똑같았다.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증거기도 하다.
그는 “매일 매일 운동하고, 웨이트트레이닝, 러닝, 보강운동을 하루 3~4시간씩 계속 했다. 4월말에 소집해제되면 복귀할 수 있을 것 같다. 2년간 운동하면서 근무도 열심히 했다. 몸무게 조절도 잘한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쉬는 동안 두 차례 팔꿈치 수술을 받은 고효준. 회복 상태도 좋다. 현재 평균 30~50개씩, 일주일에 2~3번 정도 공을 던진다. 그가 밝힌 최대구속은 벌써 140km 정도다.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 그만큼 몸상태가 최상에 다가서고 있다는 의미다.
쉬는 동안 야구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는 그다. 등잔 밑이 어두운 법이라고 했던가. 안에서 보는 야구와 밖에서 보는 야구는 크게 달랐다. 내부에 있을 땐 미처 잘 알지 못했던 부분을 다시금 알게 된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지난 2년은 휴식기라기보다 야구에 대해 더 새롭게 공부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고효준은 “야구와 떨어져있다보니 밖에서 야구가 보이더라. 게임에 있어 세세한 부분, 볼배합 등 마운드에선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많이 느끼게 됐다. 티비를 통해 야구를 많이 보면서 다른 팀 공부도 많이 했다”고 했다.
고효준은 “쉬는 동안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복귀할 때는 내가 조금 바뀌어있지 않을까 싶다. 마인드도, 야구 스타일도 다 바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착한 야구를 했다면 더 독하게 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 예쁘게만 야구하는 것이 아닌 공격적으로 강하게 어필하는, 그런 스타일을 갖고 싶다. 더 활발해지려고 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늘 고민이었던 군복무를 해결한 후련함도 조금 더 경기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하는 동력이다. 그는 “예전에는 군문제도 그렇고 쫓기듯 야구를 한 면도 있었는데 이제 마음의 짐도, 걱정도 없고 복귀하고 들어가면 더 많은 집중력이 생길 것 같다”며 희망을 이야기했다.
고효준이 2년간 따로 연마한 구종은 없다.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구종을 더 완벽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이번 겨울 스스로 자신에게 준 과제다.
그는 “쉬는 동안 볼 하나를 더 만들어 볼까 했지만 현재 구종을 늘리는 건 아직 욕심인 것 같다. 일단 아프지 않고 던져야하는 것이 먼저이기 때문에. 나도 내 단점을 잘 안다. 그 부분만 잡으면 문제될 것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고효준이 스스로 언급한 단점은 컨트롤이다. 그는 “2009년, 2010년 영상들을 많이 봤다. 좋았을 때, 나빴을 때를 보니 팔 각도에 문제가 있었다. 폼도 와일드한데다가 하체도 무리했던 부분들이 있어서 컨트롤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2009년 정도만 해도 좋을 것 같다. 컨트롤을 잡기 위해선 하체 보강도 더 집중해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복귀시기는 미정이다. 수술 경력이 있는 선수이니만큼 최대한 천천히, 그리고 완벽하게 몸을 만들어오겠다고 했다. 그는 “아직 복귀 시기는 더 보려고 한다. 최대한 제대하자마자 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몸 상태를 만들어 놓겠다”고 말했다.
2014시즌은 자신의 야구 인생에 있어 두 번째 전환점이 되길 바라는 그다. 고효준은 “첫 번째 전환점은 2009년, 그리고 2014시즌은 내 야구 인생의 두 번째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시즌 복귀하면 안다치는 것이 1차 목표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어느 자리든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