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파 뮤지션이 여럿 소속돼 있는 A 중소기획사 관계자는 이같이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그가 발굴한 신인가수는 아이돌 그룹에 밀려 방송 출연 한 번 못했다.
사실 방송은 기대도 하지 않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그러나 각 온라인 음악 차트에서조차 MBC `나는 가수다`, `무한도전 가요제` 등 방송 음원에 밀려 빛을 보지 못할 줄은 몰랐다.
요즘 중소기획사 제작자들은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 속에 음원 차트 진입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하소연한다. 실력파 뮤지션들을 고사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려는 현실화 됐다. 국내 온라인 음원차트를 공식 종합 집계하는 가온차트는 17일 `2011년 디지털(음원) 종합차트 톱100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아이돌 가수와 방송 음원이 지난해 음원차트 톱100 중 98%를 차지했다. 아이돌 가수의 음원이 53개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나타냈다. MBC `우리들의 일밤`의 `나는 가수다`와 `무한도전 가요제`, Mnet `슈퍼스타K3` 등 방송물 관련 기획 음원은 15개로 14.2%의 점유율을 보였다. 그 외 드라마 OST가 8개(7.5%)로 뒤를 이었다.
가온차트 측은 "주기적으로 발매되는 방송 음원이 순수 가수 앨범 시장 축소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며 "방송 기획 앨범의 수와 매출 점유율이 기존 시장을 위협하는 수준에 육박했다"고 평가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방송 음원의 강세는 아이돌 중심의 대중음악계에 `그나마` 다양성을 부여했다. 또 가창력 있는 가수들이 재조명됐고 공연산업 활성화 및 중년층의 음악 관심도 증가를 유도했다.
하지만 유통 채널에 있어 방송의 힘이 얼마나 막강한지, 왜 가요계가 방송사에 기대면서도 그들의 음원 장사를 비판하는지 그 현실이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이다. 한편 아이돌 그룹의 초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그 중에서도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 정상급 아이돌이 대거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의 점유율은 무려 30%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