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관왕’ 오상욱, “내 시대 아닌 우리 어펜져스의 시대” [파리올림픽]

펜싱 사브르 대표팀, 헝가리 꺾고 단체전 우승
2012년 런던 대회부터 단체전 3연패 달성... 아시아 최초
"원조 어펜져스는 농익은 선수 많았어"
  • 등록 2024-08-01 오후 12:34:01

    수정 2024-08-01 오후 12:34:01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오상욱이 헝가리 크리스티안 러브를 상대로 마지막 공격을 성공,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대한민국 펜싱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관왕에 오른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팀을 먼저 생각했다.

오상욱,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광역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단체전 결승에서 헝가리를 45-4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12년 런던 대회,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남자 사브르 단체전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아시아 국가 최초의 기록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선 종목 로테이션으로 사브르 단체전이 개최되지 않았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 시상식에서 한국 구본길, 오상욱, 도경동, 박상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던 오상욱은 개인전에 이어 단체전까지 휩쓸며 2관왕에 성공했다. 한국 펜싱 역사상 최초다.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까지 모두 우승했던 오상욱은 수집할 수 있는 금메달을 모두 품었다. 팀 동료 도경동이 “우린 지금 오상욱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말한 이유였다.

경기 후 오상욱은 도경동의 말에 잘 모르겠다며 “(우리는) 그냥 ‘어펜져스’(어벤져스+펜싱)의 시대에 살고 있다”라고 개인보다는 팀의 영광을 말했다.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결승전에서 한국 오상욱과 구본길이 금메달을 확정지은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표팀은 ‘뉴 어펜져스’로 불렸다. 기존에 함께 했던 김정환, 김준호가 빠졌고 도경동, 박상원이 새롭게 합류했다. 두 대표팀의 비교에 오상욱은 원조 어펜져스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당시 나는 막내였고 워낙 농익은 선수가 많았다”라며 “뉴 어펜져스는 조금 더 힘 있고 패기가 넘친다. 쓰나미 같은 힘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전 때와 비슷하게 (단체전에서도) ‘넌 최고야’라는 말이 가장 힘이 됐다”라며 “코치님과 도경동 선수가 계속 응원해 줬다”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2관왕에 올랐으나 오상욱은 기쁨보다 반성을 먼저 했다. 그는 “단체전까지 수월하고 기분 좋게 끝냈다면 30분 정도는 자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마무리의 아쉬움을 밝혔다. 아울러 “메달을 따서 기쁘기도 하지만 ‘다음에 저 선수를 만나면 이길 수 있을까’하는 의심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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