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KBS 스포츠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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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 중 한 명이던 박주호가 대한축구협회의 감독 선임 결정을 비판한 가운데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 역시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위원은 9일 KBS 스포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A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한 결정에 깜짝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만큼은 협회가 좋은 외국인 지도자를 모셔 올 거란 기대가 있었기에 ‘조금만 믿고 기다리자’라고 했다”라며 “결론적으로 다시 협회를 믿자는 이야기를 하진 않을 것 같다”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팀 내 기강을 잡기 위해 국내파 감독을 선임했다는 의견에는 “외국에 많은 감독이 팀을 잘 통제하는데 유독 한국 선수만 한국 감독이 통제해야 한다는 말은 동의하기 어렵다”라며 “우린 거스 히딩크 감독이라는 외국인 지도자가 있었고 거의 완벽하리만큼 팀을 통제했다”라고 반론했다.
|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 총괄이사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회의실에서 축구협회가 차기 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내정한 것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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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제가 지속해서 말했던 건 빠르면 좋으나 더 중요한 건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며 “(5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서 정확도가 아니라 속도를 택한 건 공감을 얻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또 외국인 지도자의 국내 체류 문제에는 “팀이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하느냐가 목적이 돼야지 얼마나 한국에 머무는가는 중요하지 않다”라면서 “물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불성실한 태도로 문제가 된 건 사실이나 그것에만 몰두하면 좋은 지도자를 놓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적당한 시간 안에 충분히 머물면 되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은 결국 K리그 현직 감독 빼 오기를 단행한 결정에도 고개를 저었다. 그는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 대표팀을 향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대표팀 구성원의 대부분은 K리그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한 선수들이다. K리그는 대표팀의 근간이고 둘 중 더 중요한 건 있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사진=KBS 스포츠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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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선임 과정에 있어서는 더 강도 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 위원은 “처음에 전력강화위원회가 열심히 한다고 느꼈으나 결과적으로 보니 저를 포함한 축구인들의 한계를 본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는 “당분간 저희는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라며 “여러 상황에서 ‘축구인들이 무엇을 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아직 그럴 자격이 없다. 안타깝다”라고 씁쓸해했다.
이 위원은 이번 감독 선임 결정이 한국 축구의 퇴보라는 지적에 대해 동의한다며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또 다른 황금 세대가 나왔고 축구로 한국을 보여줄 거란 기대가 있었다”라면서 “저 역시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라고 허탈해했다.
|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손흥민과 홍명보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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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한축구협회는 7일 차기 축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2013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당시 한국은 1무 2패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동안 대표팀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릴 때마다 줄곧 거절 의사를 밝혀왔던 홍 감독이 시즌 중 울산을 떠나게 되면서 논란은 커지고 있다. 특히 울산 팬을 비롯한 K리그 팬들은 자국 리그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