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이 코로나19 속 킬러 콘텐츠로 부상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극장 관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애니메이션의 선방이 돋보이고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이 개봉 54일 만인 지난 3월 15일 올해 처음 200만 관객을 돌파한 데 이어 같은 달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극장판 귀멸의 칼날:무한열차 편’(이하 ‘극장판 귀멸의 칼날’)이 개봉 110일 만인 지난 16일 200만 관객 돌파 대열에 합류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관객이 70% 넘게 감소한 가운데 올해 1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16일 기준)으로 ‘소울’(204만명) ‘극장판 귀멸의 칼날’(200만명) ‘미나리’(111만명) 등 세 편이다. 티켓파워 있는 스타를 내세운 블록버스터가 아닌 ‘만화영화’가 관객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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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마블도 애니메이션 선택
업계가 애니메이션에 주목하는 이유는 다른 장르와 비교해 관객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소울’은 ‘토이 스토리’ ‘업’ ‘인사이드 아웃’ ‘코코’ 등을 통해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는’ 또는 ‘어른을 위한’ 애니메이션으로 불리며 글로벌 팬덤을 거느린 디즈니·픽사의 작품이다. ‘극장판 귀멸의 칼날’은 만화 원작으로 TV애니메이션에 이어 극장판이 만들어졌는데, 극장판은 TV애니메이션과 별개의 에피소드가 아닌 이어지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러한 설정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극장판은 TV애니메이션을 재미있게 봤다면 꼭 봐야하는 ‘필람영화’로 팬들을 공략해 흥행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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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충성도 높아…웹툰 인기도 한몫
황재현 CGV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은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용이라는 선입견도 사라진 지 오래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객들은 재관람률 수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팬덤의 입소문에 더해 코로나19 때문에 볼 영화가 많지 않았던 상황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웹툰이 대중에게 친숙해지고, IP로서 중요하게 여겨지면서 웹툰과 더불어 애니메이션에 대해서도 콘텐츠 산업에서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진 것 같다”며 원천IP 확보 측면에서 애니메이션이 주목받고 있다고 짚었다. 디즈니는 ‘미녀와 야수’(12억 달러) ‘알라딘’(10억 달러) ‘라이온 킹’(16억 달러) 등을 흥행시킨 데 이어 오는 26일 또 다른 실사영화 ‘크루엘라’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는 이러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영상콘텐츠뿐 아니라 뮤지컬, 전시회, 테마파크, MD 등으로 사업을 확장, 수익을 내고 있다.
이외에도 실사로는 구현하기 힘든 캐릭터와 세계관을 창조할 수 있다는 점, 실사와 경계를 넘나드는 기술적 성취 등이 업계에서 애니메이션을 주목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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