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조' 제한상영가 결정, 행패이자 폭력" 일부 영화인들 유감 표명

  • 등록 2014-06-02 오전 9:14:47

    수정 2014-06-02 오전 9:14:47

영화 ‘미조’
[이데일리 스타in 고규대 기자] 남기웅 감독 영화 ‘미조’가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으면서 일부 국내 영화인이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조’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아 국내 상영 자체가 어려운 반면 올 하반기 무삭제 오리지널 버전으로 일본 개봉을 확정했다. 일부 영화인들은 ‘미조’에 대한 ‘제한상영가’ 철회와 조속한 개봉을 요구하는 지지선언을 내놓고 있다. 시오타 토키토시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국내 ‘제한상영가’ 판정에 대한 유감 표명을 한데 이어 정지영 감독, 김경형 감독을 비롯해 영화평론가 정지욱, 강성률 등도 조속한 정상 개봉을 촉구하고 있다. 정지영 감독은 “(제한상영가 결정은) 국민의 재산권 침해일 뿐더러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다. 사문화되어야 마땅한 ‘제한상영가’를 내세워 우리가 문화 후진국임을 기필코 증명하려는 영등위의 권위적인 잣대이다”고 말했고,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제한상영가’ 결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할 것이며, 예술과 문화에 있어 이와 같은 ‘가만 있으라’고 윽박지르는 그 어떤 형태의 압력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제15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국내 첫 선을 보였던 ‘미조’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자마자 저주의 굴레에 빠진 한 소녀의 잔인한 복수의 과정을 그린 센세이션 드라마다. ‘미조’는 지난 5월 16일 영등위으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사실상 국내 개봉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영등위는 제한상영가 판정의 사유로 총 7가지 장면에 대한 지적과 함께 “폭력성의 수위가 매우 높고, 비윤리적인 설정 등 일반적으로 사회윤리에 어긋나며 선정성, 폭력성, 모방위험 등의 요소가 과도하다”고 밝혔다. 특히, “태어나자 마자 버림 받은 아이가 친부를 찾아가 복수를 한다는 것과 여자로써 접근해 사랑하게 만들고 죽음으로써 복수를 한다는 설정 자체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훼손, 왜곡하여 사회의 선량한 풍속 또는 국민의 정서를 현저히 손상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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