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김광현에 판정승. 투구수 22% 차지

  • 등록 2014-03-29 오후 4:40:03

    수정 2014-03-29 오후 6:12:34

박병호(왼쪽)과 김광현. 사진=뉴시스
[문학=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대한민국 최고 투수와 최고 타자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 넥센 개막전. 이 경기는 김광현과 박병호의 승부만으로도 야구팬들의 관심을 모으기 충분했다.

SK 선발 투수로 나서는 김광현은 팀의 에이스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손꼽히는 선수다. 이에 못지 않게 박병호 역시 2년 연속 홈런왕, MVP를 거머쥐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타자라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두 선수는 맞대결 각오를 묻는 질문에 모두 교묘하게 피해갔다. 김광현은 “포수의 리드에 맡기겠다”고 했고, 박병호 역시 “집중하겠다”는 말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해갔다. 두 선수 모두 부담을 느끼는듯도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첫 맞대결. 결과는 박병호의 판정승이었다. 결과는 3타석 2볼넷. 세 번의 맞대결 모두 풀카운트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가 이어졌다.

두 에이스가 처음 붙은 건 2회였다. 0-0에서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 김광현이 먼저 볼카운트에서 우위에 섰다. 초구 직구(150km)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은 김광현은 2구째 커브로 타이밍을 뺏으며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았다.

높은 볼로 스윙을 유인해 봤지만 속지 않았던 박병호. 김광현의 다음 공은 슬라이더였다. 그러나 통하지 않았다. 볼. 5구째 슬라이더도 볼. 김광현은 풀카운트에서 전광판에 154km가 찍힌 강한 직구로 승부를 걸었다. 방망이에 스치며 이번엔 파울. 김광현은 7구째로 슬라이더를 선택했다. 조금 높긴 했지만 박병호의 타구는 우익수 정면으로 향하며 첫 맞대결은 끝났다.

두 번째 대결은 1-1 동점이던 4회였다. 무사 1루서 다시 만났다. 초구는 직구였다. 김광현은 148km 빠른 볼로 자신감있게 맞붙었다. 스트라이크. 이후 2,3구로 던진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벗어나며 볼이 됐다. 김광현은 다음 4구째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볼카운트 2-2.

SK 배터리의 다음 선택은 슬라이더였다. 그의 손을 떠난 슬라이더는 몸쪽으로 예리하게 떨어졌다. 그러나 박병호의 배트는 돌지 않았다. 다음 승부에서도 SK 배터리의 선택은 슬라이더. 또 한번 배짱 승부였다. 풀카운트서 같은 공을 던졌지만 이번에도 박병호의 배트는 나오지 않았다. 박병호는 잘 참았다. 결국 볼넷.

무사 1,2루가 됐고, 김광현은 이어진 위기서 로티노의 적시타로 박병호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1-1에서 박병호가 역전 득점을 올렸다.

6회 맞대결 역시 박병호의 승리였다. 이번에도 김광현이 볼카운트서 먼저 우위를 점했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박병호였다. 슬라이더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김광현은 2구째 체인지업으로 박병호의 헛스윙을 유도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직구와 커브가 볼이 되며 2-2. 5구째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직구는 박병호가 파울로 걷어냈고 볼이 된 6구째 직구는 박병호가 잘 걸러냈다. 7,8구 슬라이더와 직구 역시 박병호가 파울로 끊어내며 두 선수의 팽팽한 신경전은 이어졌다. 김광현은 9구째로 직구를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던져봤지만 구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박병호는 이를 또 잘 참았다.

결국 박병호에게 또 한 번 볼넷을 내준 김광현은 다음 타자 강정호와 승부서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허용, 3실점째를 했다.

김광현이 이날 던진 101개의 공 중 박병호에게만 무려 22개를 던졌다. 치열했던 두 선수의 2014시즌 첫 맞대결은 그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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