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③]롤리타 자극하는 '걸그룹 선정성' 이대로 좋은가

  • 등록 2009-10-05 오후 12:01:42

    수정 2009-10-05 오후 3:15:26

▲ 그룹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브라운아이드걸스(사진 맨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순)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걸 그룹 전성시대다.

TV만 틀면 여기도 걸 그룹, 저기도 걸 그룹이다. 대형 기획사중 걸 그룹이 없는 곳이 없고 데뷔 때부터 걸 그룹을 꿈꾸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이런 현상은 여성 팬들이 많아 여성가수들이 발을 붙일 곳이 없었던 몇 년 전 가요계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동안 힘을 못 쓰던 여성 가수들이 강세를 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이긴 해도 최근 걸 그룹들의 선정적 변화를 보며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걸 그룹들이 나오던 초반만 해도 귀여움으로 어필했지만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귀여움보다 섹시, 노래보다 선정적 외모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성 아이돌 그룹의 상당수가 패션이라고는 하지만 속살이 훤히 보이는 찢어진 옷과 짧은 치마를 입고, 허벅지는 물론 엉덩이, 골반까지 흔들어 댄다. 대다수 여성 아이돌 그룹들은 이런 모습들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언론이 앞 다퉈 갖가지 수식어를 붙여가며 기사화 하는 데 힘을 얻어 더욱 자신감 있게 자신들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걸 그룹의 이런 모습은 새로운 트렌드와 함께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숨겨진 매력보다 롤리타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성적인 외모만을 강조한다는 점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걸 그룹의 선정성은 그룹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는 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많은 걸 그룹들이 있었지만 롱런했던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의 차이는 선정성이 아닌 음악성이었다. S.E.S, 핑클 등 롱런한 걸 그룹 대부분은 선정성보다는 노래와 퍼포먼스 등 가수 본연의 이미지로 어필했던 차이를 지닌다. 반면, 선정적 화제에 휩싸였던 수많은 가수들은 지금 존재조차 찾아볼 수 없다.

사실 가요계에서 선정성은 모르핀과 같다. 모르핀처럼 반짝 효과는 크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고 더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강한 것을 주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선정적 이미지가 강할 경우 향후 활동에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 실제 섹시 이미지를 어필했던 이효리, 손담비 등이 드라마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이들의 실패에는 다른 외적이 요소도 있었겠지만 이런 이미지가 드라마의 몰입을 방해했던 점도 컸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걸 그룹을 소비하는 어린 팬들이 받을 영향이다.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이 이들을 보면서 왜곡된 문화와 성을 배운다는 점에서 걸 그룹의 선정성은 반드시 재고되어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보다 먼저 걸 그룹 문화가 발달하고 성문화가 개방적인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처럼 선정적이지 않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음악성을 담보하지 않는 선정성은 연예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 문화적 질적 하락까지 가져온다”고 경고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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