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YB 등, 1만 시민과 '바보 노무현' 추모 '노란물결'(종합)

  • 등록 2009-06-21 오후 11:24:08

    수정 2009-06-22 오전 7:20:03

▲ 가수 신해철과 윤도현 그리고 전인권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노무현 전 대통령은 떠났지만 일부 연예인 및 시민들의 마음 속에 '바보 노무현'은 영원했다. 신해철 YB 전인권 등 가수들의 노 대통령 추모 공연에 공연장에는 다시 노란 물결이 일었다. 공연 주최 측이 추정한 추모 공연 관객수는 1만 여명. 10여 팀이 가수들과 '우리나라' 등 노래패들 그리고 1만여 시민들은 노래로 노 전 대통령을 추억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신해철 YB 을 포함 10여 팀의 가수(밴드)는 21일 오후 7시30분부터 4시간 가까이 서울 구로구 항동 성공회대 대운동장에서 '다시, 바람이 분다'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콘서트를 열고 시민들과 만났다. 이날 추모 공연은 당초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학교 측의 불허로 성공회대에서 개최됐다.

이날 추모 공연의 사회를 맡은 배우 권해효는 "지금 이 자리, 바람이 느껴지십니까 바람이 느껴지지 않으면 함께 뜁시다"라며 "우리 그 동안 너무 지쳤습니다.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좀 더 관대해지고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보내는 것이 '바보 노무현'의 정신을 잇는 것일 겁니다"는 말로 추모 공연의 막을 올렸다.

노 전 대통령 추모 공연은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타는 목마름'으로 시작됐다. 이후 피아, 노래패 우리나라 등이 무대에서 시민들과 함께 노래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뒤를 이어선 안치환과 자유가 '얼마나 더', '그래 나는 386이다''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를 시민들과 함께 고인을 잃은 슬픔을 나눴다.

이날 공연에 참석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권은 "노무현 대통령은 죽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마음 속에서 영원히 살아계실겁니다. 우리 서로 따뜻한 위로를 전해줍시다"라는 추모사로 공연의 기치를 높였다.
▲ 가수 신해철



노 전 대통령 서거 충격으로 근 한달 동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신해철도 이날 공연에 동참했다. 충격이 컸던 탓일까. 신해철이 삭발을 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서자 시민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그룹 넥스트와 함께 '민물 장어의 꿈', '히어로', '그대에게' 등을 불러 관객들과 추모의 뜻을 함께 했다.

신해철은 "노무현을 죽인 사람들은 우리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해자기 때문에 문상도 못했고 조문도 못했습니다"며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 뿐인데 할 수 있는 건 노래 밖에 없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물에 빠진 사람을 우리가 구하지 않았다는 죄의식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라며 "그 죄의식은 죽을 때까지 우리 발목에 쇠사슬로 묶여 있을 것입니다"고 말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추모 공연의 열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했다. 김C의 '뜨거운 감자'와 전인권, 강산에, 윈디시티 등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뜻을 함께 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충격으로 3년 만의 단독 콘서트도 연기한 전인권은 이날 '이매진'과 '사노라면'을 열창해 추모 열기를 더했다.

YB는 '깃발', '너를 보내고', '88만원', '물고기와 자전거', '후회 없어' 등을 불러 추모 공연의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윤도현은 "오늘처럼 자유의 바람, 생명의 바람,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는 바람. 희망의 바람이 노래 안에 깊게 퍼졌으면 좋겠습니다"고 추모 공연의 의미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권해효는 "그분은 떠났지만 이 자리는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자립니다. 우리 희망의 끈을 놓지 맙시다"는 말로 1만 시민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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