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 바친 은메달' 박혜정 "빨리 메달 보여드리고 싶어요"[파리올림픽]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박혜정이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박혜정이 시상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제 한국 가서 엄마에게 메달 보여드리고 싶어요”

‘소녀 역사’ 박혜정(21·고양시청)이 생애 첫 출전한 파리올림픽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혜정은 11일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은메달을 수확했다.

박혜정이 역기를 번쩍 들어올리는 모습을 박혜정의 아버지와 언니도 현장에서 직접 지켜봤다. 하지만 그 자리에 어머니는 함께 하지 못했다. 어머니 남현희 씨는 지난 4월 긴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박혜정이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기 불과 4개월 전이었다.

박혜정은 그동안 올림픽을 앞두고 공식 석상에서 어머니 얘기를 최대한 자제했다. 올림픽에만 집중하려는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까 걱정해서였다.

파리에서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박혜정은 그제서야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 ‘엄마’라는 단어가 나오자마자 그의 눈에선 눈물이 쏟아졌다. 참 그동안 잘 참았던게 신기할 정도였다.

박혜정은 “올림픽이 끝나기 전까지는 마음이 흔들릴 것 같아 어머니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런데도 어쩔 수 없이 엄마 생각이 났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어머니가 꿈에 나와 함께 놀러 갔다. 일어나니 내가 울고 있었다”며 “한국 가서 어머니에게 메달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혜정의 눈에선 좀처럼 눈물이 멈출줄 몰랐다.

박혜정은 어머니의 빈 자리를 채워준 가족과 지도자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아버지와 언니가 옆에서 응원해줬고, 박종화 (여자 역도대표팀) 코치님과도 자주 대화했다”며 “많은 분의 지지와 응원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