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민 이어 황선우도 금빛 역영...한국 수영, 황금세대 떴다

  • 등록 2024-02-15 오후 12:01:00

    수정 2024-02-15 오후 12:01:00

황선우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겨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김우민이 지난 12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수영 ‘황금세대’의 대표 주자 ‘수영천재’ 황선우(21)와 ‘킹우민’ 김우민(23·강원도청)이 세계 수영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황선우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돔에서 열린 2024 국제수영연맹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75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황선우는 자신의 세계선수권대회 세 번째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이틀 전인 12일엔 김우민이 이번 대회 경영 종목 첫 금메달이 걸린 남자 자유형 400m에서 3분42초71로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건 박태환(34) 이후 13년 만이다.

한국 수영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2개나 획득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세계수영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박태환, 단 한 명뿐이었다. 박태환은 2007년 멜버른 대회와 2011년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1위를 차지했다. 멜버른 대회에선 자유형 200m에서도 3위에 올랐다.

한국 수영이 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수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수영사(史)를 새로 쓴 동시에 르네상스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쾌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특정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던 것에서 탈피해 두터운 선수층을 보유한 진정한 수영 강국으로 발돋움했다.

황선우는 2021년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남자 자유형 100m 아시아와 세계 주니어 기록(47초56), 자유형 200m 한국과 세계 주니어 기록(1분44초62)을 갈아치우며 단숨에 한국 수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황선우의 메달 사냥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본격화했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1분44초47)을 목에 건 그는 이듬해인 2023년 후쿠오카 대회에서 동메달(1분44초42)을 획득하며 한국 수영 최초 ‘세계선수권 2회 연속 메달’이라는 업적을 이뤘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포함 메달 6개를 쓸어담은 황선우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목에 건 최초의 한국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 최초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우승자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김우민의 금메달은 한국 수영계에 더 큰 희소식이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면서 일약 스타로 떠오른 김우민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아시아 강자에서 당당히 세계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황선우, 김우민의 이번 대회 금메달이 더 의미있는 이유는 올해 파리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수영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으로 꼽을 만큼 강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강도 훈련의 결과가 역대급 성과로 이어지면서 두 선수는 더 큰 자신감을 갖고 파리올림픽 여정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개인 종목 우승에 이은 추가 메달 수확의 기회도 남아 있다. 황선우, 김우민은 남자 계영 800m에 이호준(제주시청), 이유연(고양시청)과 팀을 이뤄 다시 한번 금빛 레이스에 도전한다. 이미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영국과 미국, 호주 등 전통의 강호가 계영 종목에서 힘을 빼면서 아시아 기록(7분01초73)을 보유한 한국이 유력한 메달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역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도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시상식을 마친 뒤 “컨디션 관리를 잘해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계영 800m에 집중하기 위해 개인 종목인 자유형 800m 출전을 포기한 김우민도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금메달을 따내 기분이 좋다”며 “단체전 첫 금메달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남자 계영 800m는 16일 오후에 예선, 17일 오전에 결승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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