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은 왜 500홈런 보다 400홈런 아낄까

  • 등록 2015-03-26 오전 9:55:48

    수정 2015-03-26 오전 10:17:50

이승엽.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2015 KBO리그에서 기대되는 기록 중 가장 앞서 있는 것은 단연 이승엽의 통산 400홈런이다. 아직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고지에 이제 10개만을 남겨 놓고 있다.

사실 이승엽은 이미 10년 전인 2006년, 400홈런을 넘어선 바 있다. 요미우리 시절, 한.일 통산 400홈런 기록을 넘어섰다. 게다가 한국에 돌아와선 500홈런도 쳤다. 한국에서 390홈런을 친 이승엽은 일본에서 159개를 쳐 현재 통산 549개를 기록중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당시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안하지만 별 의미 없다”는 싱거운 소감을 남겼을 뿐이다.

이미 일본에 건너갈 때 부터 마음 먹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승엽은 2003년 일본 진출 당시 이런 말을 했었다. “한국에서 더 이상 이룰 것이 없어서 나가는 것이 아니다. 단지 도전을 하고 싶었을 뿐이다. 한국에서 다른 사람들이 쫓아오기 힘든 기록을 세우는 것 또한 내겐 의미가 있는 일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꼭 돌아와 그 길을 걷고 싶다.”

일본 프로야구에서의 9년을 핑계삼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실제 이승엽은 한국 최고 기록을 세웠을 때에도 별반 감격스러워하지 않았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서 더 큰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400홈런은 그 첫 단계다. 누구도 근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 후배들에게 하나의 목표가 될 수 있는 뚜렷한 숫자를 남기고픈 욕심이 그에겐 있었다.

이승엽은 “400홈런을 치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그땐 정말 감격스러울 거라 생각한다. 한국에서만 뛰는 선수들에게도 뭔가 상징적인 숫자를 남겨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통산 기록을 합산해서 평가해 준다. 다만 공식 기록으로 남지 않을 뿐이다. 야구에 관한한 누구 보다 욕심이 많은 이승엽은, 그 공식적인 타이틀에서도 확실한 이름을 남기고 싶었던 것이다.

참고로 이승엽이 세우게 될 400홈런은 앞으로 한참동안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 선수 중 200홈런을 넘은 선수는 5명인데 이 중 20대는 단 한 명도 없다. 박병호의 페이스가 빠르기는 하지만 해외 진출 등 다른 걸림돌 들이 남아 있다. 현역 2위인 이호준도 285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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