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 불운에 울던 이예정, '유럽 여행' 약속 받고 싱글벙글

  • 등록 2012-08-17 오후 9:48:35

    수정 2012-08-17 오후 9:59:13

이예정(오른쪽)이 17일 열린 넵스 마스터피스 2라운드에서 캐디 권오현 프로와 퍼팅 라인을 상의하고 있다.(넵스 제공)
[홍천=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퍼팅 자신감이 없어요.”

17일 강원도 홍천에 있는 힐드로사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2012’ 2라운드에서 5타를 줄인 이명환(22·현대하이스코)이 단독 선두로 나섰다.

반면 가장 아쉬운 경기를 펼친 선수는 이예정(21·에쓰오일)이다. 지난 4월 열린 이데일리·리바트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하고 2승 사냥에 나선 이예정은 전날 열린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올랐다.

하지만 이날은 짧은 퍼팅을 번번이 놓치며 버디 2개,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결국 이예정은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2라운드를 마감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하루였다. 그래서인지 이예정은 경기를 마친 후 2시간 가까이 대회장을 떠나지 못하고 연습 그린에서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퍼팅 연습에 매진하고 있었다.

“샷은 문제없어요. 퍼팅이 큰일이에요.” 이번 대회부터 이예정의 캐디로 나선 권오현(32) 프로의 얘기다. 이틀 동안 경기를 지켜본 권 프로는 이예정의 경기 운영 능력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프로 출신 전문 캐디답게 보는 눈은 정확했다.

권 프로는 “퍼팅은 자신 있게 쳐야 하는데 이예정 프로는 공을 치다 말아요”라고 지적했다.

이예정도 자신의 문제점을 인정했다. 그리고 “짧은 퍼트를 놓친 후 똑같은 상황이 오면 더 긴장돼요. 그러면 실수가 계속 이어져요”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예정은 13번홀(파3)에서 쓰리 퍼트로 보기를 범한 후 남은 홀에서 극심한 퍼팅 난조를 보이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어깨가 처진 딸을 위해 아버지 이기호(45)씨는 즉석에서 ‘유럽 여행’을 선물로 내걸었다. 단, ‘우승’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잠시 입을 삐죽거리던 이예정은 “듣기만 해도 기분 좋다. 아버지가 후회하실 일이 곧 생길 것이다”라며 금세 싱글거렸다. 이예정은 첫 우승 선물로 자동차를 받았다. 당시에도 우승 전에 아버지가 한 약속이었다.

이제 남은 경기 일정은 이틀. 누구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이예정은 “자신 있어요”라며 밝은 표정으로 대회장을 떠났다. 직언을 아끼지 않는 조력자와 든든한 보호자는 조용히 그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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