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 "연기 그리고 내 사람에 대한 '순정' 변함없어"

  • 등록 2008-12-01 오후 2:32:31

    수정 2008-12-01 오후 2:33:52

▲ 유지태(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내 나이 서른둘...매 순간 순정을 지키며 살고 있다"

지난 11월 27일 개봉한 영화 '순정만화'(감독 류장하)에서 남자주인공 연우로 분한 유지태에게 '순정'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질문에 대한 유지태의 대답은 그랬다. 유지태(32)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었다.

유지태는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순간에도 내 안의 순정을 솔직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배우란 결국 자신 안에 있는 순정을 관객들에게 여러가지 캐릭터로 보여드리는 사람들 아니겠냐?"고 되물었다.

이번 영화 '순정만화'에서 유지태가 맡은 역할은 띠동갑 연하의 여고생 수영에게 사랑의 설레임을 느끼는 인물이다. 자칫 원조교제(?) 논란에 휩싸일 수도 있을 듯 싶지만, 익히 알려졌다시피 '순정만화'는 인터넷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강풀 원작의 만화를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이 만화는 제목처럼 치정에 얽매이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담았고, 영화 역시 만화의 주제를 훼손하지 않았다.

영화에서 연우는 여고생 수영(이연희 분)의 귀여운 접근에 혼자 키득거리며 순수한 사랑을 꿈꾼다. 유지태는 그동안 자신이 출연했던 작품들이 무겁고 힘이 들어갔던 반면 '순정만화'는 관객들이 다가가기 편한 작품이라 이번 작품에 끌렸다고 말했다.

'순정만화'의 분위기에 기대어 영화 속 수영이 편안함을 느꼈던 연우처럼 관객들에게도 배우 유지태의 편안함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유독 '순정만화' 속 유지태는 극의 흐름에 맞게 애드리브도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등 기존의 연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때문인지 영화에 대한 자부심도 컸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겨냥하고 만들어지는 ‘기획영화’로 폄하하지 말아달라고도 강조했다. 작품성도, 배우들의 연기도, 연출력도, 영상미도 자신이 보기에는 결코 허술하지 않다는 것이다.

‘순정만화’의 연우에서 살짝 벗어나 영화인 유지태의 꿈을 물었다. 1998년 영화 ‘바이 준’으로 데뷔한 이후 유지태는 ‘주유소 습격사건’, ‘봄날은 간다’, ‘동감’, ‘내추럴 시티’, ‘올드보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황진이’, ‘가을로’ 등 약 20여편의 영화에 주조연으로 출연하거나 일부 단편 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만큼 또래의 연기자들 중에서는 영화 외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
 
▲ 유지태(사진=김정욱 기자)


“폴 뉴먼이 죽기 전까지 약 60여편의 영화를 촬영했다고 합니다. 저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살 수 있을지 사실 요즘 들어서는 잘 모르겠어요. 여건이 되면 성장영화를 연출하고 싶은 꿈도 있는데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지 요즘 영화계를 보면 솔직히 걱정도 됩니다."

유지태가 미래를 걱정하는 이유는 최근 한국영화의 제작환경이 악화돼서다. 직업이 연기자인 유지태로서는 배우로 밥벌이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우려가 클 수 밖에 없는 상황. 그가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해 영화인들의 복지현황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영화를 만드는 시스템의 합리화를 통해 한 몫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속내다.

SBS 새 수목드라마 ‘스타의 연인’에 출연하게 된 계기도 “배우로서 경쟁력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유지태는 “이제는 스타가 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솔직하게 자신의 처지를 밝혔다.

인터뷰 끝에 넌지시 ‘순정만화’에 관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느냐고 에둘러 물었다. 지금 유지태의 가장 큰 순정을 받고 있을 사람인 김효진에 대한 말을 듣고 싶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유지태는 씨익 웃으며 “효진이가 ‘순정만화’를 어떻게 봤는지 물어보는 질문이 가장 많죠”라며 살짝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 대해 더 물어보려다 그만둔 이유는 그의 순정과 진심이 느껴져서다.
 
유지태는 “그 친구에 대한 제 순정에는 변함이 없다”며 영화 속 연우의 표정으로 씽긋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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