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김용운기자] 껌을 씹고 짝다리를 짚은 채 껄렁한 모습으로 남을 괴롭히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눈에 드러나지 않는 '불량끼'로 함께 출연한 동료 연예인들을 은근히 괴롭히며 예능프로그램의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하는 연예인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들이 불량한 모습을 내비칠 때마다 시청자들은 손가락질을 하면서도 그들의 묘한 매력에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예능프로그램에서 불량한 모습으로 개성을 표출한 선구자적인 연예인으로는 김구라가 꼽힌다. SBS 공채 개그맨 출신이지만 데뷔 초에는 생활고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무명시절을 보낸 김구라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방송에서 연예인 실명을 거론하며 소위 막말방송으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지상파 프로그램에 진출한 김구라는 서로간 입에 발린 말만 오가던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파격적인 직설 화법으로 불량 캐릭터의 포스를 나타냈다. 특히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 스타' 코너에서 김구라는 게스트들에게 곤란하고 비꼬는 질문을 주로 담당하며 출연자들을 자주 괴롭혔다.
그러나 김구라는 최근 인터넷 방송 시절 막말로 상처를 안겼던 연에인들에게 거듭 사과를 하며 '불량 캐릭터'에서 모범 캐릭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박명수는 다른 출연자들에 대한 배려나 예의를 챙기기보다 상대에게 시시때때로 버럭 소리를 지르며 불량 캐릭터로 자리를 잡았다. 학창시절 앞자리에서 공부를 잘 하던 모범생이기 보다 뒷자리에서 껄렁대던 과거를 전혀 숨기지 않았던 박명수는 불량스럽지만 표독하지는 않은 캐릭터로 예능프로그램의 '거성'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주된 활동은 가수지만 예능프로그램에서 남다른 감각을 발휘하고 있는 가수 박현빈도 불량 캐릭터로 꼽힌다. 박현빈은 SBS '일요일이 좋다'의 '기승史'에 고정출연해 불량스러움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망나니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여자 연예인 중에서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와 MBC 에브리원의 '무한걸스'에 출연 중인 황보가 불량 캐릭터로 꼽힌다.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연하 남편을 만나 조신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무한걸스'에서는 종종 터프한 행동과 여성스럽지 않은 표정으로 출연진들에게 종종 눈에 보이지 않는 위엄(?)을 안긴다. 이 밖에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앤디와 부부로 출연하고 있는 솔비 또한 예능프로그램 데뷔 초기 '불량소녀'의 이미지로 인해 시청자들에게 눈총을 받은 바 있다.
예능프로그램 내 불량한 캐릭터로 나오는 연예인들에 대해 한 방송국의 예능PD는 "연예인들 중에는 주체할 수 없는 '끼' 때문에 실제로 학창시절 모범생이기보다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사고도 종종 쳤던 분들이 적지 않다"며 "그렇지만 방송 내 보이는 모습은 대부분 사전에 작가와 PD들이 조율해낸 캐릭터이며 프로그램을 위해 불량스러운 이미지를 기꺼이 감내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
☞[TV 속 불량캐릭터②]장미희 공현주 차예련..드라마 속 '불량女' 유형
☞[TV 속 불량캐릭터①]'무능' 봉태규-'마마보이' 윤상현...불량의 전형
☞박명수, 10일 '득녀'...결혼 4개월만에 아빠됐다
☞'아기와 나' 김진영 감독 "박명수 목소리, 관객과 소통 위한 것"
☞이효리는 제2의 박명수?...."유재석은 내 평생의 개그 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