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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사퇴와 관련해 축구협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표팀 감독) 1순위 후보로 올라갔다고 언론을 통해 들었는데 그렇다면 대표팀 감독의 ‘경계’가 정해졌다는 것”이라며 “협회가 나보다 더 경험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분들을 데리고 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난 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수락했다.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기에 마음을 바꿨을까.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의 간곡한 요청이 결정적이었다.
이임생 이사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자세히 털어놓았다.
이임생 이사는 홍명보 감독과 만난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철학과 게임 모델을 연결해 A대표팀과 연령별 대표팀의 연속성과 발전을 위해서 헌신해 달라는 부탁을 몇 차례나 드렸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은 그 자리에서 수락 의사를 전하지 않았다. 밤새 고민을 거듭했다. 대학 2년 후배이자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수비수로 한솥밥을 먹었던 이임생 이사의 부탁을 뿌리칠 수 없었다. 다음날 오전 9시 전화를 걸어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한국 축구는 지난 2월 16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 경질 후 무려 5개월 만에 새 감독을 맞이하게 됐다.
한국인 지도자가 축구대표팀 정식 감독을 맡는 것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현 인도네시아 감독 이후 6년 만이다. 2013∼2014년 대표팀을 이끌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명보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