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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총알 탄 사나이’는 변병주 전 대구FC 감독만이 아니다. 울산 현대의 7번 김인성(27)은 ‘개량된 형태의 총알 탄 사나이’로 통한다. 100m를 11초대에 주파하는 그의 스피드에는 상대를 접고, 치는 ‘변속 기어’가 달려 있어서 수비 입장에서는 더 까다롭다.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넣어주는 패스는 칼날 같다.
“결국 배후로 파고들어 수비선을 무너뜨린 뒤에 얼마나 좋은 패스를 넣어주느냐가 문제다. 세밀한 마무리에 좀더 신경을 쓰고 있다.”
13일 울산의 일본 가고시마의 울산 현대 전지훈련장 캠프. 전날 열린 일본 대학팀과의 연습 경기 뒤 휴식중인 김인성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인천에서 중앙에서 공격 기회를 잡는 데 주력한 것과 달리 울산에서는 측면을 파고드는 역할을 맡았다. 내게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경기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했다.
2010년 실업축구 내셔널리그 강릉시청에 입단했던 김인성은 프로도 거치지 않고 2012년 러시아 명문 CSKA모스크바에 입단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년간 머물면서 경기 출장 횟수는 적었지만 배운 것은 많았다.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3년 프로축구 성남에 복귀해 몸값을 높인 뒤, 2014년 전북에 의해 영입됐다. 하지만 스타군단 전북에서 그가 뛸 기회는 많지 않았다.
김인성은 “참 괴로운 시간이었다. 고민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연봉의 대폭 삭감을 감수해야 하는 시민구단 인천으로 옮기기로 결정한다.
김인성은 “프로는 돈을 생각할 수도 있지만 뛰어야 한다는 욕구가 워낙 강했다. 인천에서 뛰기로 한 결정은 지금 생각해도 잘 한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32경기에 출장해 5골을 넣은 김인성은 그 힘으로 윤정환 감독의 콜을 받을 수 있었다.
스피드를 주무기로 하는 김인성은 “상대가 알아도 막기 힘든 플레이”의 경지에 오르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연성과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체력 단련장을 이용할 수 없을 때 앉았다 일어서기를 10번, 20번, 30번…100번까지 10차례 반복하는 이유다.
올 시즌엔 자기의 재능과 축구 열정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측면 공격수를 맡아 나름 기대도 크다. 그는 “축구 선수는 남을 탓할 수 없다. 노력한 만큼 나온다는 것을 잘 안다. 팀의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면 대표팀 탑승의 기회도 올 것이다. 올해는 정말 맹렬하게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