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지각변동⑤]MC계 영역 파괴 '활발', 득과 실은?

  • 등록 2008-05-21 오후 1:45:57

    수정 2008-05-21 오후 2:19:17

▲ 왼쪽부터 김수로, 김정은, 최수종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MC만의 고유 영역이 따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껏 경향은 전문MC나 아나운서들은 시사와 교양 프로그램, 개그맨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주로 도맡아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러한 틀은 깨지기 시작해 이젠 아나운서들의 예능 프로그램 진출이 일반적인 일이 됐으며 최근에는 연기자들의 MC 도전까지 이어져 MC들의 전문 영역이라는 것이 더욱이 무의미해지고 있는 추세다.

MC들의 고유 영역이 사라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역할조차 아나운서나 개그맨들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것이다. 아나운서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나 개그맨들이 교양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 배우나 탤런트가 MC에 도전하는 것도 모두 영역 파괴 현상의 일종이다.

특히 이런 경향은 SBS의 봄 개편에서 두드러졌다. 배우나 탤런트들의 MC 도전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기존에 시사나 교양 프로그램에 한정돼 진행을 맡거나 모습을 비추던 것이 이제는 예능 프로그램으로까지 진출해 개그맨들의 ‘밥그릇’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영화배우 김수로다. 김수로는 6월 중 SBS ‘일요일의 좋다’의 ‘기적의 승부사’ 후속으로 유재석, 이효리와 함께 리얼리티 코너를 진행한다. 코너명은 결정되지 않았으나 개그맨 못지않은 입담을 자랑하는 김수로인지라 그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영화배우 김정은도 SBS 음악 프로그램 ‘초콜릿’을 통해 MC로 매주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정은 역시 MC 도전은 데뷔 이래 처음이다. 김정은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흥행성공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프로그램 MC 자리를 거머쥐었다.

탤런트 최수종도 마찬가지. 최수종은 박수훙과 함께 지난4월28일부터 SBS 토크쇼 ‘더 스타쇼’를 진행하고 있다. 최수종의 MC 도전은 1991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1995년 KBS 2TV '슈퍼선데이' 이후 3번째다.

이와 관련해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고유 영역의 붕괴는 방송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며 "‘퓨전’이라든가 ‘크로스오버’란 말이 빈번히 사용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으로 아나운서나 배우가 버라이어티에 진출하는 것도 개그맨들이 교양에 진출하는 것도 트렌드 아래 하나의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씨는 “MC들의 전문 영역 파괴로 인해 시청자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볼거리나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그것이 일회성에 그칠 수 있으며 전문성을 해쳐 결과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성을 잃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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