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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선수 시절부터 매일 8km 이상 달리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박준용은 최근 축구에 푹 빠져 있다. 일주일에 3~4일이나 축구를 할 때도 있단다. 팀도 여러 곳에 속해있는데 그 중 하나는 K5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K리그도 뛰었던 엘리트 축구선수들 사이에서 함께 공을 찬다.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다. 전문 축구선수들에 비해 공을 다루는 기술은 떨어진다. 대신 타고난 체력과 피지컬로 부족함을 메운다. 상대 팀 선수들은 다칠까봐 함부로 몸싸움을 걸지 않는다. 까무잡잡한 피부에 머리도 삭발이다 보니 ‘왕십리 호나우두’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준용은 “원래 아드리아누라고 불렸는데 제가 호나우두를 좋아해 별명을 바꿨다”며 “UFC에서 이기고 돌아온 뒤 축구팀 동료를 위해 순댓국집에서 150만원어치를 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최근 두 경기 연속 서브미션 승리를 따내면서 강한 인상을 심은 박준용은 긴 기다림 끝에 랭킹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 경기 상대 후보로 현재 UFC 미들급 랭킹 15위 대런 틸(영국)이 거론될 정도다. 박준용도 “대런 틸과 대결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박준용은 “선수마다 가치관이 다른 것 같다”며 “냐는 챔피언이나 랭킹을 위해 격투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담담히 말했다. 그는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 벌어먹고 사는게 행복하다”며 “그냥 체육관에서 훈련하고 시합 뛰는 게 좋다. 시합이 없을 때는 축구도 하고 술도 마시는 게 내 행복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고 욕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좋아하는 격투기를 계속하고 돈을 벌기 위해선 승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박준용은 UFC 데뷔 당시 한국인 선수 최다승 기록(김동현 13승)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는 여전히 가슴속에 자리해있다. 현재 UFC에서 6승(2패)을 거둔 만큼 아직은 갈 길이 멀다.
박준용은 “내가 몇 번째로 싸우는지, 어디서 싸우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냥 난 한 경기 한 경기가 소중하다”며 “UFC에 어떤 선수가 있는지도 솔직히 잘 모른다. 그냥 계속 이기다 보면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라고 담담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