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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요계에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는 경쟁 구도의 하나를 대변하는 표현이다. 가요계에서 솔로 가수들이 사라진 적은 없다. 현재 ‘솔로 대전’은 유독 걸그룹 소속 또는 출신들의 경쟁이 많다는 점에서 이채롭다. 아이돌 그룹들이 가요계 트렌드의 중심을 이룬 이후 많은 멤버들이 꾸준히 솔로 활동을 병행했지만 요즘처럼 걸그룹 멤버라는 경력을 지닌 가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솔로 활동에 나선 것은 드문 일이다. 소녀시대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오랜 기간 그룹 활동을 해온 멤버들은 한명의 가수로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장르로 온전히 한 곡을 소화하고 싶은 욕심을 갖기 마련이다. 그게 그룹 활동을 하면서 각자 가졌던 음악적 불만족을 해소할 수 있는 창구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자 오랜 기간 솔로 준비를 했을 텐데 각자 발표 시기가 개인과 소속 그룹, 소속 기획사의 상황이 감안돼 올해 엇비슷한 시기에 맞물린 것 같다”고 관측했다.
◇ 혼자여서 더욱 치열한 ‘자존심 경쟁’
그룹으로 컴백할 때보다 경쟁도 치열하다. 굳이 가수들 자신이 드러내지 않더라도 자존심이 걸릴 여지는 곳곳에서 포착된다. 지난 11일 소녀시대 멤버 티파니가 솔로 데뷔를 했다. 소녀시대에서 지난 2014년 탈퇴한 제시카는 오는 17일 솔로 앨범 ‘위드 러브J’를 발매하고 솔로 활동에 나선다. 오랜 기간 소녀시대에서 함께 활동해온 두 멤버가 차트 내 격돌을 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 각각이 거두게 될 성적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높다. 티파니는 타이틀곡 ‘아이 저스트 워너 댄스(I Just Wanna Dance)’로 발매 당일 6개 음악 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미리 우위를 점했다. 이들에 앞서 역시 소녀시대 멤버인 태연은 SM엔터테인먼트의 디지털 음원 공개 채널 ‘스테이션(STATION)’의 첫 주자로 지난 2월 솔로곡 ‘레인(Rain)’을 발표해 차트 1위를 휩쓸었다.
◇ 음악적 성장+인지도 확보 ‘DIY’
정은지와 티파니, 제시카는 앨범에 직접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들을 수록했다. 이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현재 걸그룹 멤버들의 솔로 활동은 음악적 성장이 기반이 됐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난 3월 솔로앨범 ‘물들다:Colored’를 발표하고 타이틀곡 ‘나를 찾아줘’로 활동했던 시크릿 리더 전효성, 엑소 시우민이 피처링한 ‘야 하고 싶어’를 선보였던 AOA 지민도 타이틀곡 작사에 참여했다. 미쓰에이 멤버로 연기활동을 통해 ‘국민 첫사랑’이라는 애칭까지 선사받은 수지 역시 솔로 활동을 준비 중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솔로 활동도 멤버 개개인의 인지도가 충분하지 않으면 성공에 대한 확신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점에서 소속 기획사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지민이 여성 래퍼 서바이벌 ‘언프리티 랩스타’에 출연해 유명세를 타는 등 개개인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솔로활동을 활발히 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은 솔로의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