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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은 방송사 봉일까
지난 10일 방송된 KBS2 ‘본분금메달’은 무차별한 몸무게 공개로 질타를 받았다. EXID 하니, 카라 허영지, 여자친구 유주 등은 섹시 댄스를 추는 줄 알았다. 하지만 제작진은 무대와 체중계를 연결해 그들의 몸무게가 측정했다. 앞서 그들이 직접 작성한 몸무게와 실제 몸무게가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이었다. 제작진은 ‘정직도 실험’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청자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여성 아이돌 멤버 품평회’라는 비난의 글들이 쏟아졌다. 이 밖에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는 과정이나 출연진들이 놀라는 표정을 담아내는 모습들이 불편했다는 지적이다.
12회를 맞은 ‘아육대’는 매번 구설에 오른다. 출연자들이 부상에 쉽게 노출되기 때문이다. 올해도 엑소 시우민이 풋살 경기 중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사과방송은커녕 관련 장면이 편집됐다. 일부 시청자는 프로그램의 폐지를 주장하지만 그리 간단치 않다. 올해도 평균 시청률 8.1%(이하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는 등 방송사엔 시청률 효자로 통하기 때문이다. 비스트 윤두준과 샤이니 민호, 제국의 아이들 김동준 등 ‘체육돌’도 탄생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이름을 알려야 하는 신인 아이돌 그룹들은 ‘아육대’는 꿈의 무대로 통한다.
‘독한 예능’도 있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한 외주프로그램 제작사PD는 “치열한 경쟁 구조를 만들거나 몰래 카메라 설정을 배치하는 것은 예전부터 예능 프로그램에 사용된 소재다. 예능이란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정도로 조정이 돼야 하겠지만, ‘독한 예능’이란 비판받을까봐 포맷을 다양화하려는 시도를 그만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윈윈전략 펼쳐야
관건은 포맷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이돌은 이미 하나의 직업군으로 분류된 지 오래다. 아이돌 멤버는 더 이상 노래만 부르지 않는다.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까지 방송가에서 없어서 안될 존재다. 신선한 시도를 통해 새로움을 선사할 수 있음에도, 이들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포맷은 예전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101명의 연습생들을 경쟁시키는 케이블채널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101’은 아이돌 예능프로그램의 변주로 볼 수 있다. 초반에는 가혹한 줄 세우기란 이야기가 있었지만, 출연자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에 힘입어 1% 시청률을 넘는 등 선전 중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방송사와 아이돌은 공생 관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방송사는 아이돌이 지닌 화제성을, 아이돌은 방송사의 파급력을 필요로 한다. 과거에 성공한 포맷에 기대거나 자극적인 요소들만 가져오는 식이 아니라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포맷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