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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연속 끝내기 홈런을 치며 넘어가는 듯 했던 흐름을 끌어온 것이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그러나 삼성의 힘을 기적 같은 한방에서만 찾아선 안된다. 중심 타선의 6월 타율이 1할7푼6리에 불과할 만큼 폭발력이 떨어졌지만 흔들림 없이 팀을 지켜 낸 또 다른 힘이 있었다. 9번부터 1번을 지나 2번타자까지 이어진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이 그것이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면 ‘테이블 세터(1,2번 타자)+1(9번 타자)’의 집중력이다.<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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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타순이 자주 바뀌었음에도 모든 선수들이 어떤 자리에서건 꾸준하게 제 몫을 해줬다는 점이 더 인상적이다. 자리가 주어지면 그 상황에 맞게 자신의 역할을 해냈음을 뜻한다.
박한이는 8일, 극적인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며 김상수는 9일 대구 두산전서 7회 결승 3루타를 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배영섭은 6월 타율이 무려 4할1푼2리나 된다.
5월 들어 크게 부진했던 배영섭, 시즌 초, 최악의 부진을 겪었던 김상수, 부상으로 한동안 팀을 떠나야 했던 박한이의 컨디션이 꼭 필요한 순간, 동시에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 잠시 주춤했던 팀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지난 2002년, KIA는 정성훈(이하 타율 .312)-이종범(.293)-김종국(.287)로 이어지는 ‘테이블 세터+1’라인업이 맹활약 하며 다소 부족했던 중심 타선의 폭발력을 만회해준 바 있다. 당시 KIA의 팀 홈런은 120개로 6위에 불과했지만 득점은 643개로 3위였다.
장기 레이스에선 언제든 어느 곳에서건 빈 자리가 생기거나 나쁜 흐름으로 빠질 수 있다.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또 다른 힘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팀 순위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중심 타선의 부진으로 주춤했던 삼성이 작지만 굵은 확약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건 그래서 더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