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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정철우 기자] '코리안 특급' 박찬호(37)가 전격적으로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행을 택했다. '국민 타자' 이승엽과 한 팀에서 뛰게 됐음을 의미한다.
팬들에겐 그저 설레이는 소식이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만 놓고 봤을 땐 불안감이 드는 뉴스인 것도 사실이다.
한 프로야구 관계자는 "일본 프로야구는 한국 프로야구와 동시간대에 경기가 열린다. 박찬호와 이승엽이 한 팀이 된다는 건 놀라운 소식이지만 프로야구 흥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한국의 특급 선수들이 일본 프로야구로 향하는 발걸음이 잦아진 요즈음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과연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 것인가.
◇ 막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모 구단 사장은 두산 히메네스가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으로 이적하자 그동안 생각해 온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에서 뛴 외국인 선수에 대해 한국 구단이 재계약을 원할 경우 일본 구단이 함부로 영입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뭔가 대비를 마련하지 않으면 한국 프로야구가 일본 프로야구의 전력 보강 시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오히려 반대편에서 찾는 것이 옳다. 일본에서 뛴 선수들이 보다 원활하게 한국 무대를 밟을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본 프로야구엔 한국계 선수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국적은 바뀌었지만 우리 피가 흐르는 선수가 매우 많다.
한국 프로야구가 과감하게 이들을 향해 문을 연다면 매년 적지 않은 선수들이 한국행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로 영입된 가네무라 역시 한국계 선수다. 일본 프로야구에선 여러가지 사정 탓에 주춤했지만 삼성 내부 평가는 매우 좋다. 이런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 엔트리 제한 없이 영입된다면 한국 프로야구는 한층 두터운 선수층을 만들 수 있다. 특히 9,10 구단 창단에도 힘이 될 수 있다.
◇ 스타, 키워내면 된다
한때 이승엽은 한국 프로야구 흥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엉뚱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 2004년 이승엽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이후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승엽이 최고의 활약을 펼친 2006년은 그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승엽의 생각은 달랐다. 자신이 일본에 진출해 한국 프로야구 인기가 떨어졌다는 것은 너무도 단편적인 생각이라는 것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 이승엽의 분석이 옳았음이 밝혀졌다. 떠나간 스타들의 공백을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스타를 길러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가 증명됐다.
이후 한국 프로야구는 이대호 윤석민 류현진 김광현 등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했다.
이들은 한국 야구를 올림픽 우승과 WBC 준우승으로 이끌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비단 야구만 잘한 것이 아니다. 틈 날때마다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가치를 높였다. 시즌 중에도 CF 등을 통해 팬들과 접촉면을 늘렸다. 이전같은 폐쇄적인 분위기에선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앞으로도 일본행 러시는 계속될 전망이다. 머니 게임은 물론 환경면에서도 여전히 한국 야구가 일본에 뒤지기 때문이다.
방법은 정면돌파 뿐이다. 야구할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 탄생을 위해 공을 들여야 한다. 남탓만 하고 있다간 한국 야구의 르네상스는 단기간에 끝나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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