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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2010년은 어느 해보다 스포츠계에서 많은 일이 일어났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표현이 올해만큼 잘 어울린 해도 없다. 올해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가 잇따라 열렸다. 대회마다 우리 선수들은 최고의 활약을 펼쳐 국민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데일리 SPN은 한국 스포츠를 빛낸 주역들을 통해 올 한해 스포츠를 뒤돌아본다. [편집자]
2002 한일월드컵 이후 한국축구의 중심에는 언제나 '산소탱크' 박지성(29.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 있다. 2002년 4강 기적의 주역으로 화려하게 등장한 박지성은 2006독일월드컵과 2007아시안컵 등을 거치며 축구대표팀의 전술 구심점이자 정신적인 지주로 발돋움했다.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이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내로라하는 고참 선수들 대신 박지성을 주장으로 임명한 건 특유의 '말 없는 카리스마'를 활용해 선수단 분위기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의도였다.
2010년은 박지성의 활약이 정점에 이른 해로 기록될 만하다. 대표팀과 소속팀을 오가는 강행군 속에서도 양쪽 모두에서 제 몫을 해내며 '두 토끼'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우선 대표팀에서는 캡틴 겸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며 남아공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이라는 값진 성과를 이끌어냈다.
허정무호는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서 그리스(2-0승), 아르헨티나(1-4패), 나이지리아(2-2무) 등과 맞붙어 1승1무1패를 기록하며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2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전에서는 우루과이에 1-2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남미의 강호를 상대로 모자람 없는 경기력을 과시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월드컵 이후에도 우리 대표팀 내에서 '박지성의 향기'는 여전히 짙다. 허정무 감독의 바통을 물려 받은 조광래 감독 또한 박지성을 전술 구심점으로 내세우는, 이른바 '박지성 시프트(shif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 또한 A팀 못지 않다. 지난 2005-06시즌에 맨유 유니폼을 입은 바 있는 박지성은 6번째 무대인 올 시즌 들어 사상 최고의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전체 일정의 절반 가량을 소화한 현재(12월15일 기준) 정규리그와 컵대회, 유럽클럽대항전 등을 모두 합쳐 17경기에 나섰고, 6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 2006-07시즌에 자신이 기록한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한 시즌 최다골 기록(5골)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박지성 또한 "올 시즌에 10골을 채우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때문에 '박지성의 2011년'은 더 큰 기대감을 모은다. 내년 1월에 카타르서 열리는 아시안컵 본선 무대서 51년만의 우승에 도전하는 조광래호에게 박지성의 상승세는 더 없이 반가운 뉴스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 자리를 '숙적' 첼시에게 넘겨준 바 있는 소속팀 맨유에게도 박지성의 활약은 정상 탈환의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내년에 만 서른이 되는 박지성은 농익은 활약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한껏 끌어올렸다. 많은 축구팬들은 기량과 경험 공히 최고조에 달한 '산소탱크'의 거침 없는 발걸음을 흐뭇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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