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듯 경쟁구도가 존재하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등장 가능한 ‘다크호스’의 존재는 ‘예상을 뒤흔드는 짜릿함’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보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특히나 그 기세가 정상권 강호들을 넘볼 정도로 위협적일 경우 관심과 집중도는 더욱 높아지게 마련이다. 우승 다툼의 판도 자체를 허물 수 있는 까닭이다.
2008-2009시즌을 진행 중인 유럽 빅 리그에서 초반 등장한 ‘깜짝 돌풍의 주역’들이 전문가들과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상위권 클럽들의 발목을 잡아 우승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이른 바 ‘고춧가루 부대’ 역할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상승세를 시즌 종료 시점까지 이어낸다면 어엿한 강호로 거듭날 가능성도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신입생 헐시티의 선전이 돋보인다. 1904년 창단 이래 104년 만에 1부리그 진입에 성공한 헐시티는 그간의 한을 풀어내기라도 하듯, 초반부터 녹록지 않은 공력을 과시해 관심을 모은다. 일천한 경험과 지난 시즌 2부리그 3위라는 이력 탓에 당초 전문가들 사이에서 강등 1순위 클럽으로 손꼽혔지만 홈 개막전에서 풀럼을 2-1로 꺾고 역사적인 첫 승을 거둔 이후 6위(6라운드 현재)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박쥐군단’ 발렌시아 또한 초반 약진이 주목받는 클럽이다. 내공이나 이름값을 감안하면 다크호스로 분류하긴 어렵지만 지난 시즌 부진(10위)의 골이 워낙 깊었기에 올 들어 선보이는 산뜻한 출발이 무척 반갑다. 5경기를 치른 현재 4승1무로 무패행진하며 1위를 달리고 있는데, 12골을 터뜨리며 4실점을 기록해 내용 면에서도 강자로서의 면모를 되찾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하나의 빅 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는 5위(5라운드 현재) 카타니아를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2006-07시즌 1부 리그 승격 이후 줄곧 중하위권에 머물러왔지만 올 시즌에는 명 골키퍼 출신 지도자 왈테르 젱가 감독의 지휘 아래 초반 5경기서 3승1무1패를 기록하며 당당히 선두권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1패는 디펜딩챔피언 인터밀란과의 원정경기 결과(1-2)이며 1무승부는 명문 유벤투스와의 맞대결 기록(1-1)인데, 두 경기 모두 강호의 파상공세를 적절히 막아내며 위협적인 역습을 선보이는 등 예상치를 능가하는 선전을 펼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시즌 임대 형식으로 데려와 활용한 중앙수비수 크리스티안 테를리치와 정식 계약을 체결해 디펜스라인의 불안요소를 제거한데다 지안비토 플라스마티(FW), 파블로 레데스마(MF) 등 신입 멤버들의 팀 적응 속도도 빨라 향후 일정에 기대가 모아진다. 정상급 강호들과의 경기서 가능성을 선보이며 자신감을 키운 만큼 부상 등의 변수 없이 긍정적인 팀 분위기를 유지할 경우 이변의 주역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하다. /<베스트 일레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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