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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은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박훈, 유재명, 이동욱 등 쟁쟁한 한국 배우 라인업과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명품 배우 릴리 프랭키가 출연해 개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릴리 프랭키는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 그림책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아트디렉터, 디자이너, 작사가, 작곡가, 포토그래퍼까지.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인 멀티테이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어느 가족’에 출연한 그는 독특한 가장 역할로 등장해 인상깊은 연기로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인인 그가 ‘하얼빈’에서 일제 억압을 상징하는 일본의 정치가이자 제국주의자 이토 히로부미 역할을 맡아 그 배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자국의 역사에서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실존 인물을 흔쾌히 맡은 그의 용기에 국내 관객들도 많은 응원을 보냈다.
우민호 감독은 ‘하얼빈’의 매체 인터뷰를 통해 릴리 프랭키의 캐스팅 과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우 감독은 “릴리 프랭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배우다. ‘어느 가족’을 보면서 ‘진짜 어떻게 연기를 저렇게 잘 하실까’ 감탄했다. 본인만의 아우라가 굉장하시다”라며 “사실은 릴리 프랭키 배우가 이토 히로부미 같은 역할을 해보신 적이 없더라. 그래서 나 역시 그가 당연히 안 할 것이란 생각을 갖고 캐스팅을 제안했었다. 처음엔 ‘일단 제안해보자. 아님 말고’ 식의 생각이었다”고 회상했다.
마침 릴리 프랭키가 우민호 감독의 전작인 ‘내부자들’과 ‘남산의 부장들’의 팬이기도 했다고. 우민호 감독은 “내 전작들을 너무 잘 봤다고, 팬이라고 하셔서 오히려 릴리 프랭키 배우의 캐스팅은 쉽게 성사됐다. 이번 인터뷰 전날에도 삼계탕을 같이 드셨다”란 너스레와 함께 “역할에 대한 걱정은 없으시더라. 본인이 생각하고 해석한 이토 히로부미 역할을 소화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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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처음부터 그 역할은 일본 배우가 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이토 히로부미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너무나 잘 알려진 역사적 인물이기 때문에 한국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굉장히 부담스러웠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후 촬영이 끝난 후 릴리 프랭키 배우가 연기한 결과물을 보면서 또 한 번 너무 감사했고 정말 대단한 배우임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 같은 공간 안에서 연기하는 것이나 그 공간을 아우르는 힘이 대단하셨던 분”이라고 재차 감사와 찬사를 표현했다.
릴리 프랭키는 ‘하얼빈’의 개봉에 앞서 진행된 국내 언론 배급 시사회 무대인사에도 깜짝 등장해 반가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현빈은 이에 대해서도 “릴리 프랭키 배우와 같이 무대인사를 하면서도 제가 그 말씀을 드렸다. 혹시 일본에서 이 영화가 개봉한다면 ‘그땐 반대로 내가 일본까지 가서 무대인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 그 기회가 생긴다면 일본에서 함께 무대인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