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교체 실수’ 여파는 계속... 포항-전북, FA컵까지 영향 미친다

2위 포항과 4위 전북의 승점 차 4점으로 좁혀질 수 있어
리그 순위 경쟁과 FA컵 4강 오른 상황에서 양 팀 분위기 영향
  • 등록 2023-10-31 오후 1:54:52

    수정 2023-10-31 오후 1:54:52

전북과 포항의 경기 중 교체 선수를 두고 논란이 발생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김용환이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황당 교체 사건을 겪은 전북현대와 포항스틸러스가 가슴 졸이며 한국프로축구연맹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 포항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경기에선 선수 교체를 둘러싼 잡음이 일었다.

전반 27분께 포항 김용환이 부상을 당해 더는 경기를 속행할 수 없었다. 포항은 등번호 17번 신광훈을 교체 투입하고자 했으나 스태프의 실수로 김인성의 7번을 표기했다. 여기에 심판진의 실수도 더해졌다. 대기심도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채 포항의 의도대로 교체를 진행했다.

결국 그라운드에는 신광훈과 김인성이 모두 남아 있었다. 더 뛸 수 없었던 김용환은 그라운드를 빠져나와 11명 대 11명의 경기였으나 기록지상으로 포항 선수 12명이 뛰고 있던 셈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는 약 6분가량 진행됐다. 이후 전북 벤치의 항의로 상황이 바로잡혔다. 결국 포항은 전반 33분 김용환과 김승대를 뒤늦게 교체했다.

경기 후 전북은 연맹에 포항의 몰수패를 공식 요청했다. 국제축구평의회(IFAB) 경기 규칙의 선수 교체 절차 규정에 의거 ‘무자격 선수’가 경기에 참여하면 해당 선수의 소속 구단이 0-3 몰수패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근거로 내세웠다.

전북은 교체 신호에도 그라운드에 남아있던 김인성을 ‘무자격 선수’로 판단했다. 구단 측은 “경기 규칙과 규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원칙인 선수 교체 절차가 잘못된 경우”라며 “K리그의 위상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포항 측은 “김용환을 대신해 신광훈을 넣는 게 우리 의도였다”면서도 “우리가 실수한 대로 심판진이 김인성을 빼고 신광훈을 투입했다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맞섰다.

여기에 IFAB 경기 규칙 제3조 제3항을 보면 ‘교체될 선수가 떠나길 거부하면 경기를 계속한다’라고 돼 있기에 김인성의 무자격 논란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맹은 양 구단과 현장에 있었던 관계자, 상벌위원회 등의 의견을 종합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또 해외 사례 역시 참고해 신중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태도다. 다만 FA컵 결승전이 열리는 오는 주말 전에는 결론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맹의 결정은 포항과 전북의 한 해 농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포항은 15승 15무 5패 승점 60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그 뒤를 3위 광주FC(승점 57)와 4위 전북(승점 53)이 잇고 있다. 전북의 요청대로 몰수패가 결정되면 3경기를 남겨두고 포항(승점 59), 광주(승점 57), 전북(승점 55)의 승점 차가 좁혀진다.

자연스레 FA컵에 대한 부담감도 달라진다. 포항과 전북은 나란히 FA컵 4강에 올라 있다. 내달 1일 포항은 제주, 전북은 인천유나이티드를 상대로 결승 진출을 노린다.

K리그에 배분된 2024~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와 ACL2 출전권은 각각 3장과 1장. 한국프로축구연맹과 대한축구협회가 각 대회 참가 자격을 결정하는 데 현재로선 K리그1 우승팀이 ACLE에 참가한다는 것밖에 정해진 게 없다.

결국 포항과 전북 갈 길 바쁜 시점에서 몰수패를 둔 결정이 양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순위 싸움이 막바지로 향하는 때 어느 쪽에 무게를 두고 집중해야 할지, 또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가 연맹의 손에 일차적으로 달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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