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이진성은 '청담동 호루라기'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고 얘기했다. 그가 2년 전 미국으로 떠나버린 이유도 맞지 않는 옷을 더 이상 입지 않기 위해서였단다.
이진성은 지난 2001년 모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 입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연예인들의 인간관계를 살펴보는 코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진성은 학교 1년 후배 싸이의 전화를 받고 얼떨결에 이 코너에 출연했는데 그의 범상치 않은 입담이 시청자들과 방송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천생연분'이라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호루라기를 불면서 춤을 췄는데 이 모습이 큰 화제가 돼 '청담동 호루라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당시 이진성은 TV 안에서도 밖에서도 '청담동 호루라기'였다. 언젠가는 술자리에서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저 XX, 호루라기네'라고 해 시비가 붙은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아무렇게 평가하는 타인의 시선에 큰 부담감과 답답함을 느꼈던 듯했다.
게다가 연예계 데뷔 후 숱하게 겪은 얄팍한 인간관계는 이진성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어요. 십 년 넘게 운동을 해온 터라 규칙과 의리에 대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왔어요. 그런 제가 사람에게 수십 번 배신을 당하니까 이 생활에 회의가 들더라고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누구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도 못해서 안달인데 그땐 몰랐던 거죠. 준비도 전혀 없었고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가족처럼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게 됐으니 다시 제대로 해봐야죠. 그리고 제 진짜 모습도 보여드리고."(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