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우습게 보이는 게 싫었다"

  • 등록 2009-07-07 오후 4:15:12

    수정 2009-07-07 오후 4:15:12

▲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이 2년 만에 돌아왔다(사진=김정욱기자)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이진성은 '청담동 호루라기'는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고 얘기했다. 그가 2년 전 미국으로 떠나버린 이유도 맞지 않는 옷을 더 이상 입지 않기 위해서였단다.

이진성은 지난 2001년 모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 입성했다. 이 프로그램은 당시 연예인들의 인간관계를 살펴보는 코너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진성은 학교 1년 후배 싸이의 전화를 받고 얼떨결에 이 코너에 출연했는데 그의 범상치 않은 입담이 시청자들과 방송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천생연분'이라는 또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호루라기를 불면서 춤을 췄는데 이 모습이 큰 화제가 돼 '청담동 호루라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청담동 호루라기'로 단시간에 인기를 얻었지만 그 별명이 너무 싫었어요. 사람들이 나늘 한량으로 가볍게 보는 게 싫었고 무엇보다 우습게 보는 걸 참을 수가 없었어요."

당시 이진성은 TV 안에서도 밖에서도 '청담동 호루라기'였다. 언젠가는 술자리에서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이 '저 XX, 호루라기네'라고 해 시비가 붙은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을 제대로 모르고 아무렇게 평가하는 타인의 시선에 큰 부담감과 답답함을 느꼈던 듯했다.

게다가 연예계 데뷔 후 숱하게 겪은 얄팍한 인간관계는 이진성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걸 뼈져리게 느꼈어요. 십 년 넘게 운동을 해온 터라 규칙과 의리에 대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왔어요. 그런 제가 사람에게 수십 번 배신을 당하니까 이 생활에 회의가 들더라고요."

그런 게 다 싫어서 미국으로 떠났는데 이진성은 2년 만에 돌아와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그는 오는 17일부터 케이블 채널 tvN에서 방송되는 '압구정 다이어리'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그가 연예계에 다시 발을 들인 이유가 무엇일까.

"돌이켜 생각해보면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누구는 연예인이 되고 싶어도 못해서 안달인데 그땐 몰랐던 거죠. 준비도 전혀 없었고요.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가족처럼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게 됐으니 다시 제대로 해봐야죠. 그리고 제 진짜 모습도 보여드리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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