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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 코너가 대본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7월 방영된 ‘패밀리가 떴다’의 대본이 한국방송작가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방송문예 2008년 12월호에 실렸는데 리얼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이 사실은 미리 짜인 대로 촬영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낳은 것이다.
그러나 이 대본은 하나의 가이드일 뿐 실제 촬영은 대본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주어진 미션을 출연진 각자가 스스로 판단해 촬영을 했다는 게 당시 방송과 비교를 통해 확인되면서 논란은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 논란은 또 하나의 궁금증을 낳았다. ‘대본이 필요 없으면 예능작가는 어떤 일을 하는 거야?’ <편집자 주>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1시간 분량의 예능프로그램에는 적어도 6~7명의 작가가 참여해 일을 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매회 아이템 및 콘셉트 선정 등 프로그램 제작을 위한 자료조사, 출연자와 장소 섭외 및 스케줄 조정, 대본작성 등을 하며 편집을 할 때는 자막으로 쓰일 문구도 뽑는다.
20여년 전에는 예능프로그램도 작가는 대본만 집필하면 됐고 섭외, 자료수집, 촬영현장진행 등은 담당자가 따로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일괄적인 업무진행을 위해 점차 작가가 모든 일을 맡는 방식으로 형태가 바뀌었다. 요즘 예능프로그램 작가들은 자료조사부터 일을 시작해 섭외까지의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 작가들 중 메인이 되면 대본을 쓰게 된다. 그 기간까지 빠르면 7년 정도가 걸린다.
예능프로그램의 형태에 따라 대본의 비중도 달라진다. ‘패밀리가 떴다’를 비롯해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 등은 방송을 시작할 때 이번 방송의 콘셉트를 설명하는 오프닝멘트와 미션 등이 주어지며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우리 결혼했어요’는 스튜디오 녹화가 없어지면서 오프닝멘트도 필요가 없게 됐다. 오프닝멘트 마저도 주어진 대로 할지, 말지는 출연자의 마음이다.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다.
촬영이 시작된 뒤에도 작가는 쉬지 못한다.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등 스튜디오 녹화물의 경우 PD는 부조실에서 현장진행을 총괄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 중 MC가 진행순서를 틀리거나 출연진의 위치가 틀리면 스케치북에 이를 지적하는 글을 써서 알려주는 등의 일도 해야 한다. 출연자와 PD 사이의 브리지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 결혼했어요’처럼 출연진이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는 프로그램에서는 촬영 과정에서 출연진 각각이 미션을 수행하다 어떤 감정의 변화를 보였는지, ‘패밀리가 떴다’, ‘무한도전’ 등에서는 출연진 간에 어떤 새로운 관계가 이뤄지는지 등도 체크를 해야 한다. 다음 촬영할 아이템을 정할 때 활용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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