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 보인 프로배구 '드래프트 용병', 실력 만만치 않네

  • 등록 2016-09-25 오후 1:08:13

    수정 2016-09-25 오후 1:11:39

24일 오후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 KOVO컵대회 남자부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우리카드의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공격하고 있다. 사진= 우리카드 배구단
22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6 청주 KOVO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OK저축은행과 KB 손해보험 스타즈의 경기. KB 손해보험의 우드리스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2016~2017시즌 V리그에서 활약할 프로배구 외국인선수들이 전초전인 KOVO컵에서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해 다음달 3일까지 청주에서 열리는 KOVO컵은 2주 뒤 열릴 정규시즌의 전초전이다. 그전까지는 KOVO컵은 국내선수들로만 대회가 치러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부터 처음으로 외국인선수 출전이 허용되고 있다.

특히 남자부는 자유계약이 아닌 드래프트로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이 바뀐 뒤 첫 실전 무대다. 국내 프로배구는 ‘용병이 전력의 절반’이라고도 말한다. 그런만큼 새 외국인선수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우리카드의 헝가리 출신 크리스티안 파다르(20·197cm)다. 아직 만 19살로 올시즌 V리그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리다. 신장도 가장 작다.

경험이 부족하고 체격조건도 좋은 편이 아니라 우려가 앞섰다. 하지만 데뷔전에선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지난 24일 삼성화재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무려 44점을 올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파다르의 맹활약 덕분에 우리카드는 창단 후 20경기만에 삼성화재를 처음 꺾었다.

파다르의 최대 강점은 힘과 체력이 좋다는 점이다. 다른 외국인선수 보다 높이는 낮지만 펀치력이 좋아 상대 블로킹벽에도 밀리지 않는다. 5세트까지 와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는 점도 돋보인다. 마지막 5세트에서 팀의 15점 가운데 10점을 책임질 만큼 뒷심이 대단하다.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적지만 대신 한국 배구를 배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국내 팀 분위기에도 잘 녹아드는 모습이다. 김상우 우리카드 감독은 “한국에 온 지 2개월이 됐는데, 굉장히 겸손하다”며 “듣고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다”고 칭찬했다.

파다르도 “형들이 귀여워해주고 많은 것을 알려줘 고맙고 기분이 좋다”며 “아직 적응 중이고 압박감이 있지만 그 압박감이 내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손해보험의 벨라루스 출신 공격수 아르투르 우드리스(26·210cm)도 첫 경기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 22일 OK저축은행과의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2개 포함, 19점을 책임졌다.

외국인선수 최장신답게 월등한 신장은 강점이었다. 에이스로서 집중력도 확실히 갖추고 있었다. 큰 체격에 비해 힘과 체력에서 살짝 부족한 모습을 노출했지만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 기본적인 하드웨어가 워낙 좋다보니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KB손해보험 팀동료인 이선규는 “우드리스가 한국에 와서 훈련량을 늘리면서 근육량이 늘었다”며 “워낙 신장이 좋기 때문에 한국 적응이 수월할 것이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우드리스는 “선수들과 비시즌 동안 훈련을 많이했다. 100%는 아니지만, 점점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것을 느낀다”며 “한국 팬들에게 남자 다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밖에도 과거 OK저축은행에서 잠시 활약했다가 3년 만에 한국전력으로 유니폼을 갈아입고 한국 무대에 유턴한 헝가리 출신의 아르파드 바로티(25·206cm)도 23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서 25점을 올리며 강렬한 데뷔전을 치렀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바로티는 국내 배구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며 “경기를 치를 수록 기량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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