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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인트’를 하면서 찬란한 20대를 얻었어요. 그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싱그러운 시기잖아요. 제 작품 중에서 가장 빛나는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작품이 끝나면 보통 시원섭섭하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섭섭한 마음이 더 커요.”
드라마는 전환점을 돌았다. 일반적인 드라마 촬영 현장이라면 후반부로 갈수록 ‘쪽대본’으로 한창 바쁠 때다. ‘치인트’는 반(半)사전제작이다. 지난달 25일 촬영이 이미 끝났다. 종영일까지 여유가 생긴 그는 최근 이사도 했다. 평소라면 꿈도 꾸기 어려운 스케줄이다. 시청률 7%를 넘는 등 흥행까지 성공했으니 당분간 이를 즐겨도 된다. 그는 “시청자의 마음으로 방송을 보고 있다”고 웃었다.
“생방송처럼 촬영하면 실시간으로 반응이 와요. 그것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사전제작이 여러 가지 면에서 더 낫죠. 단 조건이 있어요. 연출이든, 제작사든, 배우든 기획의도대로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해요.”
“마음을 굳힌 후 불안함이나 부담감은 없었지만 걱정은 됐다”는 그는 원작에 없는 유정의 여백까지 채우기 위해 원작을 치밀하게 분석했다. 유정은 섬뜩함과 따뜻함 두 얼굴을 동시에 지닌 인물로, 박해진은 유정의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 원작 팬도, 드라마 팬도 만족시켰다. 원작 속 캐릭터와 닮은 186cm의 큰 키와 수려한 외모도 몰입을 도왔다.
그런 그도 난감해 하는 장면이 있었다. 홍설 역의 김고은과 만들어 가는 로맨틱한 신들이 여기에 해당했다. 실제로는 절대 하지 않는 일부 “낯간지러운 행동”이 다소 어색했다고 했다. “연애 스타일은 유정과 전혀 다르다”는 그는 “현실적인 연애를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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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쓴 악플이 당사자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죠.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도 알아요. 인정받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그렇게 해서라도 사회적 이슈들이 관심을 받는다면 그걸로 의미가 있다고 봐요.”
브라운관에서는 달콤한 남자주인공이지만, 화면 밖에선 꿋꿋하게 제 갈 길을 걸어가는 배우. ‘두 얼굴’의 박해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