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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승의 길은 멀고 멀었다. 하지만 그 열매는 기다린만큼이나 더 달콤했다. 한화 류현진이 완벽투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류현진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SK와 경기에서 8이닝 동안 삼진을 9개나 잡아내며 2피안타 3사사구에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의 5-0, 완승을 이끈 완벽투였다.
흠잡을데 없었다. 150km에 달하는 직구(56개)는 물론이고 슬라이더(10개), 서클체인지업(24개), 커브(22등) 등 변화구 제구도 완벽히 이뤄지면서 큰 위기없이 맡은 역할을 다했다. 초반엔 힘있는 직구로 맞불을 놓으면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냈다. 중반 이후로는 서클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직구를 꽂아넣는 볼배합으로 타자들을 윽박질렀다. 스트라이크 존 바깥쪽과 몸쪽을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허를 찔렀다.
선두타자 박정권을 유격수 내야안타로 내보낸 5회. 이번엔 정상호와 김재현을 희생번트와 땅볼로 돌려세운 뒤 김강민마저 풀카운트 접전 끝에 묵직한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힘에서 앞선 류현진의 승리였다.
6회에도 첫 타자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또 한 번 위기를 맞았지만 김성현의 희생번트로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최정을 고의 사구로 걸러 1루를 채웠다. 1사 1,2루.
류현진의 진가는 이때부터였다. 다음 타자 조인성을 맞아 변화구 세 개, 특히 마지막엔 커브로 3구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그리고 대타 이호준도 체인지업에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후 류현진은 “오랜만에 이겨서 좋다. 마음 고생은 없었다. 동료들이 잘해줬던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매경기 점수를 줬기 때문에 오늘은 최대한 점수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동료들이 선취점을 뽑아 준 이후에 더 그랬다. 완봉에 대한 욕심도 있었는데 8회부터 점수차가 벌어졌고 상대 투수 교체도 많아져서 어쩔 수 없었다. 요즘 상대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많이 노리고 들어와서 역으로 커브를 많이 쓰고 있는 것이 주효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몸상태는 괜찮다. 빨리 두자릿수 승수를 채우고 싶다. 원래 가지고 있던 목표는 안버렸다. 탈삼진 1위 자리는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