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O는 2019년 10월부터 12월까지 CJ ENM 음악채널 Mnet에서 방영한 ‘투 비 월드클래스’를 통해 탄생한 10인조 그룹이다. 이 팀은 CJ ENM 소속으로 지난해 4월 데뷔해 2장의 앨범을 내고 활동을 펼쳤다. 기획사 n.CH는 CJ ENM과 ‘투 비 월드 클래스’ 론칭 1년여 전부터 출연진 캐스팅과 트레이닝 등을 담당하며 프로젝트에 일조했다. TOO가 데뷔한 이후부터는 매니지먼트 대행을 맡았다.
|
아울러 n.CH는 약식 협약서에 ‘3개월 이내에 매니지먼트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는데, 그 뒤로 CJ ENM이 계약 내용을 1년으로 대폭 축소시킨 조건을 제시했다가 재차 입장을 바꿔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매니지먼트를 이관하라고 통보했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n.CH 관계자는 이데일리에 “CJ ENM 측의 일방적인 업무 종료 통보에 배신감과 허탈감이 매우 큰 상황”이라며 “소통과 협의를 원한다고 수차례 노크했지만, CJ ENM은 ‘내부 입장에 변경은 없다’고 되풀이하며 TOO에 대한 모든 매니지먼트 업무에서 손을 떼라고 독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이번에도 피해는 멤버들에게
CJ ENM으로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입장이다. 당초 매니지먼트 대행사와 계약을 마무리 짓지 않은 채 TOO를 데뷔시켰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TOO는 언제 터질지 모를 폭탄을 안고 활동을 펼쳐온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결국 이들은 6개월 동안 새 앨범을 못 내고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태에 놓이게 됐다.
처음인 일이 아니다. 앞서 CJ ENM이 Mnet을 통해 선보인 아이돌 프로젝트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파문이 터진 이후 각각 시즌3와 시즌4를 통해 탄생한 팀인 아이즈원과 엑스원 멤버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당시 아이즈원은 앨범 발매일이 미뤄졌고 엑스원은 아예 팀이 해체돼 버렸다. Mnet에서 방영한 또 다른 아이돌 프로젝트 ‘아이돌학교’ 역시 조작 파문에 휩싸여 이를 통해 탄생한 프로미스나인은 팀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TOO 매니지먼트 대행 기간 갈등 건은 CJ ENM 아이돌 프로젝트의 허술한 시스템으로 인한 논란이 불거져 멤버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간 또 하나의 사례가 됐다.
|
|
잇따른 논란 속 新 프로젝트…우려 목소리
CJ ENM의 아이돌 프로젝트가 계속해서 삐걱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아이돌 제작 능력과 인재풀을 갖추지 못한 CJ ENM이 기획사의 힘을 빌려 아이돌 그룹을 제작한 뒤 무리하게 이득을 취하려 하는 데 그 원인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TOO 관련 이슈에 대해 가요계 관계자 A씨는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꺼지기 전에 그룹을 데뷔시켜 수익을 최대한 끌어내려던 욕심이 부른 화라고 생각한다”며 “매니지먼트 대행 계약을 마무리 짓지도 않은 채 데뷔를 강행시킨 CJ ENM의 행보를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CJ ENM은 ‘프로듀스101’ 시리즈 시즌3 출신 아이즈원의 활동 연장까지 추진하고 하고 있다. CJ ENM은 아이즈원 활동 연장설과 관련해 “각 기획사 및 아티스트의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계약 종료 시점까지 예정된 활동을 이어나가면서 지속적으로 의견을 청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초 아이즈원은 오는 4월 공식 해산 예정이었다. 이에 일부 멤버의 소속사는 아이즈원 활동 종료 후의 계획을 짜놓고 있었다. 그런 만큼 향후 아이즈원의 활동 연장 여부를 두고 또 다른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이즈원은 지난달 발매한 앨범으로 43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인기가 여전하다. 하지만, 조작 논란의 여파로 팀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라 활동 연장은 각 기획사 및 멤버들에게 부담스러운 일로 여겨질 수 있다.
가요계 관계자 B씨는 “아이즈원의 활동 기간이 연장된다면 CJ ENM이 대중과의 약속을 스스로 깨는 셈이 된다”며 “이는 CJ ENM이 주도하는 아이돌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도를 더욱 떨어트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