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란스크 기적' 일으킨 일본...한국도 불가능은 없다

  • 등록 2018-06-20 오후 1:40:15

    수정 2018-06-20 오후 1:40:15

일본 축구대표팀의 오사코 유야(오른쪽)가 콜롬바아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로스토프나도누=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이란에 이어 일본도 러시아에서 ‘기적’을 일궈냈다.

일본은 19일 오후(한국시간) 러시아 사란스크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전반 3분 상대 중앙 미드필더 카를로스 산체스의 퇴장과 함께 페널티킥을 얻은 일본은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전반 39분 후안 킨테로(리버플레이트)에게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내줬다. 하지만 후반 28분 코너킥 상황에서 오사코 유야(베르더 브레멘)의 헤딩골로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일본은 2010년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콜롬비아에게 1-4로 패했던 아픔을 되갚았다. 아울러 일본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남미팀을 이긴 아시아팀이 됐다. 역대 월드컵에서 아시아 팀은 남미 국가를 상대로 3무 14패를 기록 중이었으나 일본이 역사적인 첫 승리도 이뤘다.

일본 언론들은 이날 승리를 ‘사란스크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브라질을 1-0으로 물리친 ‘마이애미의 기적’ 22년 뒤 ‘사란스크의 기적’을 일으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최근 오사카에서 계속 지진이 일어나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이날 승리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일본의 상황은 썩 좋지 못했다. 일본은 드컵을 2달 앞두고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했다. 대신 니시노 아키라 당시 기술위원장이 사령탑을 이어받았지만 이후 6번의 평가전에서 1승1무4패로 부진했다.

일본은 할릴호지치 감독 경질 후 그동안 대표팀과 떨어져있었던 ‘베테랑’ 혼다 케이스케(파추카), 카가와를 다시 불렀다.

전성기가 지난 30대의 혼다와 카가와가 대표팀에 복귀하자 대표팀의 노쇠화가 뚜렷했다. 일본의 월드컵 최종 명단 23명의 평균 연령은 28.17세나 되고 30대 선수만 7명에 이르렀다. 역대 최고령 대표팀으로 ‘아저씨 재팬’이라는 비아냥도 듣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월드컵을 앞두고 핵심 공격수인 오카자키 신지(레스터시티)가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이날 콜롬비아전에 나서지 못했다.의 몸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은 큰 악재다.

하지만 일본은 그런 악재들을 모두 극복하고 콜롬비아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이란에 이어 아시아 팀이 이번 월드컵에서 거둔 두 번째 승리다.

일본의 승리는 스웨덴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패한 뒤 멕시코와 2차전을 앞둔 우리 대표팀에게도 좋은 교훈을 준다. 일본이 강호 콜롬비아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박지성 SBS 해설위원은 “경기 초반에 뭐가 됐든 선제골만 넣는다면 분위기는 확 바뀔 수 있다”며 선제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멕시코가 우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고 우승후보 독일을 이겼다. 하지만 우리가 선제골을 먼저 터뜨린다면 승부가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란, 일본에 이어 이제 우리 차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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