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컴백' 문희준 "록 하며 행복했지만 사랑에 목말랐다"

  • 등록 2013-01-17 오후 12:00:00

    수정 2013-01-17 오후 12:00:00

문희준(사진=라인엔터테인먼트)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H.O.T 시절로 돌아가려는 생각이었다면 앨범명을 ‘비긴즈’가 아닌 ‘리턴’으로 정했을 거예요. 그 동안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하며 행복했지만 이제는 대중과 호흡하면서 사랑받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아이돌 1세대’ H.O.T 리더 출신 문희준이 컴백한다. 문희준은 18일 낮 12시 미니앨범 ‘비긴즈’를 발매하고 3년 7개월 만에 가수활동 재개에 나선다.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 ‘아임 낫 오케이(I‘M NOT OK)’는 일렉트로닉 댄스곡이다. 이를 비롯해 1번 트랙의 ‘파이오니어’는 문희준이 예능활동을 하던 중 관심을 갖게 된 덥스텝 장르로 다양한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H.O.T 해체 후 가수로는 로커를 자처했던 문희준이기에 이번 앨범은 의외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일각에서는 팬이 많았지만 적잖은 안티팬들에게 시달리기도 했던 문희준이 힘든 나머지 안정적인 장르로 방향을 선회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한다.

“음악을 편하게 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면 2002년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타이틀곡으로 발매한 솔로 2집 이후 댄스음악을 했을 거예요. 누군가는 저에 대해 ‘바닥을 쳤다’는 표현을 쓰던데 록을 하던 시기가 경제적으로 가장 풍요롭기도 했어요. 공연을 하면 회당 6억원씩 남았고 음반도 30만~60만장이 나갔으니까요.”

문희준은 “12년 동안 한 우물을 판 게 내 대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록을 고집하면서 ‘종이비행기’로 안티 팬들로부터 ‘들어줄 만하다’는 평가도 받았고 군대 제대 후에 발표한 ‘어새신’과 ‘토이’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했다.

그렇게 지켜온 자신의 음악적 색깔을 다시 과감히 바꿨다. 덥스텝을 접하면서 댄스 음악의 새로운 매력에 빠져들었다. MBC ‘댄싱 위드 더 스타’에서 우승하면서 자신이 무대에서 춤을 추며 대중과 함께 즐기고 싶다는 생각도 커졌다.

그래서 앨범명을 ‘비긴즈’라고 정했다. 또 다른 도전이기 때문이다.

문희준은 이번 앨범 발매에 앞서 발라드곡 ‘스캔들’을 선공개했다. 자신이 작사를 하고 작곡가 젠틀맨과 공동작곡을 한 곡이다.

“‘문희준이 이렇게 듣기 편안한 곡도 쓰는구나. 듣기 좋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어요. 갑자기 댄스곡으로 나오면 ‘쟤 또 왜 저래’라고 할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H.O.T가 해체되고 나서 겁은 없었어요. 다만 혼자가 된 쓸쓸함을 감추려고 H.O.T 시절처럼 당당하고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여주려다 보니까 건방지게 비춰졌을 수도 있겠죠. 이번 음반을 내면서는 간이 작아진 것 같아요. 하하.”

‘스캔들’은 음악 사이트 차트에서 최고 14위를 기록했다. 문희준은 “지금 아이돌 가수들에게는 별 것 아닌 성적일 수도 있지만 내게는 충분히 용기가 됐다. 네티즌이 매기는 별점도 과거보다 4배나 늘었다”며 기뻐했다.

H.O.T 시절부터 직접 작사, 작곡, 편곡을 하며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걸어온 게 15년이다. 그러나 대중적이지 않아도 정말 센 록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스스로는 빠져나올 수 없을 만큼 깊은 우물을 파내려갔다. 한편으로는 행복이라는 물을 얻었지만 다른 한편의 대중의 사랑이라는 갈증은 해갈이 되지 못했다.

이제 다시 대중의 사랑을 갈구하고 있다. 문희준은 “이번 앨범을 정말 열심히 만들었다”며 “‘색다르다’, ‘괜찮다’ 같은 애정 어린 반응을 얻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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