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복고열풍 진단, 가요 '웃고' 영화 '울고'…이유는?

  • 등록 2008-12-26 오후 2:34:31

    수정 2008-12-26 오후 5:56:07

▲ 원더걸스(사진 위)와 빅뱅

[이데일리 SPN 장서윤기자] 올 한해 대중문화계를 관통한 주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복고'다. 
 
2008년 복고열풍은 음악·영화·드라마·공연 등 대중문화 전반에 걸쳐 강세를 보였다. 특히 가요계에선 노래 뿐만 아니라 패션까지 복고 코드를 활용해 대박을 거머쥔 스타들이 많았다. 하지만 영화계에선 복고 바람에 기댄 작품들이 잇따라 고전을 면치 못하며 대조를 보이기도 했다.

2008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대중문화계를 강타한 '복고 열풍'의 허와 실을 진단해봤다.  

◇가요-리메이크·복고 패션 유행 등 '레트로' 훈풍  

올 한 해 '복고 열풍'의 가장 큰 수혜를 입은 분야는 단연 가요계다. '잊혀진 계절(동방신기)', '붉은 노을(빅뱅)', '좋은날(브라운아이드걸스)', '달팽이(테이)', '비와 당신(럼블피쉬)' 등 과거 히트곡을 신세대 가수들이 리메이크 한 사례가 줄을 이었는가 하면 가수들의 패션도 복고 스타일이 대세였다.

특히 '텔미(Tell Me)' '소 핫(So hot)' '노바디(Nobody)'로 이어지는 이른바 '레트로 3부작'을 완성한 원더걸스는 노래 뿐 아니라 패션에서도 영화 '드림걸스'를 연상시키는 1960~70년대 풍의 컬러풀한 의상과 메이크업으로 각광받았다. 3집으로 컴백한 이효리도 이른바 '핀업 걸(Pin-up girl)' 스타일을 유행시켰고, 서인영 등도 하이웨이스트 팬츠 등으로 복고 열풍에 동참했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단순한 가사와 반복되는 멜로디의 '후크 송(Hook song)'이 대세를 이루면서 복고 열풍에 제대로 한 몫을 했다.

여기에 1990년대를 풍미한 신승훈·김건모·서태지 등 90년대 가수들이 잇따라 컴백하며 건재함을 과시한 한 해이기도 했다.

이처럼 가요계에서 복고열풍이 성공을 거둔 데에는 경제불황 여파에 따라 문화상품을 통해 위로를 얻고자 하는 대중이 대체적으로 익숙하고 듣기 쉬운 곡과 다소 유치하지만 경쾌한 패션에 점수를 준 때문으로 보인다.  
▲ '모던보이' '고고70' '님은 먼곳에'(사진 왼쪽부터)

◇영화-'복고풍 영화' 다수 제작, 흥행은 '글쎄'


반면 영화계에서는 복고 바람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1930년대를 배경으로 한 '모던보이' '라듸오 데이즈'나 각각 전쟁과 음악을 통해 1960~70년대 시대상을 보여준 '님은 먼곳에' '고고 70', 과거 한국 액션영화의 향수를 담은 '다찌마와 리' 등이 모두 흥행에서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다.

'모던보이' '고고 70' '님은 먼곳에' 등은 대부분 과거 시대상을 재현한 데는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전반적으로 부진한 스토리 라인을 형성하면서 관객들을 모으는 데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들 작품은 각각 멜로를 바탕으로 시대상황에 대한 개인의 고민('모던보이' '님은 먼곳에')과 대중문화에 대한 억압이 존재했던 1970년대 음악을 통한 저항정신('고고 70')을 담아내고자 했으나 최근 관객들은 '복고'의 옷을 입되 좀더 산뜻하고 밝은 스토리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다찌마와 리'는 이후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패러디 되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마니아적 코드를 가미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흥행에서는 부진했다. 

'모던보이'의 한 제작 관계자는 "영화의 복고적 감각이 속도감과 영상미를 중시하는 영화의 주 관객층인 20~30대의 트렌드와 소통하는 데 일정 정도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올해 영화계 복고 열풍이 힘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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