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보이냐' 등 창고영화, 블록버스터에 맞짱 뜨는 이유

  • 등록 2008-05-16 오후 4:53:53

    수정 2008-05-16 오후 4:58:47

▲ 5월 개봉되는 '서울이 보이냐'(왼쪽)와 '방울 토마토'



[이데일리 SPN 유숙기자] '창고영화'들이 5월 초부터 국내 극장가를 장악하고 있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창고영화'는 모든 작업을 끝내고도 오랜 기간 개봉이 지연돼 왔던 영화를 일컫는 말로 국민남동생 유승호 주연의 ‘서울이 보이냐’가 이미 극장에 선보였으며 ‘날나리 종부전’, ‘방울토마토’, ‘아버지와 마리와 나’ 등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폭발적인 흥행력을 지닌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개봉하는 시기에 한국영화들은 되도록 맞대결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도 '아이언맨', '스피드레이서', '나니아 연대기2'가 이미 개봉을 했고 '인디아니존스4'도 개봉을 앞두고 있는 등 최근 들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개봉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런 점에서 1~2년간 개봉을 기다려온 이들 '창고영화'들이 이 시기에 잇달아 개봉을 하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영화 관계자들은 이를 2005년부터 시작된 영화 산업 거품 현상이 정리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2~3년 전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시장 수요보다 많은 영화들이 제작됐고 당시 바로 개봉 시기를 잡지 못했던 영화들이 현재 개봉되는 한국영화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적절하게 그 수요를 채워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모든 관객들이 대작 영화만 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버스터 철이 되면 기본적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 수요가 늘어나고 블록버스터뿐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를 원하는 관객들도 극장가로 나올 수 있어 블록버스터의 '덕'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모든 작업이 끝난 영화를 개봉을 못하고 계속 묵혀두고 있어야 하는 것이 부담이 돼 한국영화가 부족한 지금 개봉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창고영화’를) 계속 갖고 있는 것이 부담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제작사가 매출 기록을 남겨야 하거나 투자자와의 계약 조항 때문에 제작된 지 오래인 영화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도 개봉을 서두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한 예로 최근 한 미개봉작의 일본 투자사 측은 영화 개봉이 지연되자 저작재산권 법원에 처분제한 신청을 내기도 했다.

한편 2006년 크랭크업한 ‘날나리 종부전’은 여자 주인공인 박정아가 속한 그룹 쥬얼리가 올 봄 ‘원 모어 타임’으로 큰 인기를 모으자 때맞춰 개봉일을 잡은 경우다. 이 때문인지 ‘날나리 종부전’에는 수시로 쥬얼리의 노래가 배경에 깔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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