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IOC위원 자격 유지 관심

  • 등록 2008-04-22 오후 2:17:38

    수정 2008-04-22 오후 2:17:38

[노컷뉴스 제공] 이건희(66) 삼성그룹 회장이 비리혐의로 기소된데 이어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체육계가 비상이 결렸다.
이 회장이 한국의 유일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데다 삼성그룹이 올림픽 공식 스폰서인 상황에서 이 회장이 유죄로 IOC위원 자격박탈과 함께 대외활동에 제약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의 베이징올림픽 후원 등 그룹 계열사들의 스포츠 마케팅에도 막대한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역대 김운용, 박용성 위원 등 최대 3명의 IOC위원이 활동했지만 이들 모두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으면서 국제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사라졌다.

김 위원은 2004년 개인비리로 구소된 뒤 이듬해 IOC위원을 자진사퇴했으며, 박 위원은 2006년 두산그룹 분식회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13개월말에 사면 복권됐으나 지난해 국제유동연맹 회장직을 그만두면서 IOC 위원직을 상실했다.

이 회장은 지난 17일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기소된 뒤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함에 따라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자크 로게 IOC위원장은 2001년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IOC 위원들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며, 비리나 범죄에 연루된 위원들에 대한 퇴출 등 엄격하게 징계를 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이 회장의 IOC위원 자격에 대한 처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IOC는 조만간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이건희 회장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전례에 비추어 볼 때 이 회장이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IOC는 모든 권한과 자격을 일단 정지시키고, 유죄가 최종 확정될 경우 IOC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당시 IOC총회에서 IOC위원으로 선출된 이건희 회장의 임기는 만 80세까지다.

그러나 체육계 일부에서는 삼성전자가 1998년 IOC와 올림픽 공식 파트너 계약을 한 뒤 스포츠 발전에 공헌했고, IOC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해 왔기 때문에 이 회장의 건재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시각도 있다.

김상우 대한체육회 총무는 "이 회장의 IOC위원 자격 여부는 재판 결과에 따라 국제올림픽위원회가 판단할 문제여서 조심스럽다"면서도 "이 회장이 그동안 IOC와 체육계 등에 공헌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자격이 유지되는 쪽으로 가지 않겠는냐"고 말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가 특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윤리위원회를 가동하겠지만, 이 회장의 IOC위원 자격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이 회장의 IOC 위원 자격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IOC 위원직을 상실할 경우 한국은 국제 스포츠계에서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회장에 대한 국제올림피위원회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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