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집 있어도 현장이 행복"…故 김수미의 연기 열정·말말말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로 마지막 스크린 소통
11년 만에 시리즈 소환한 이유…"내 젊음 찾고 싶었다"
활동 중단 직전까지 뮤지컬 '친정엄마'로 열정 불태워
한국 영화 다 같이 살자 응원에 박수 받기도
  • 등록 2024-10-25 오전 11:32:13

    수정 2024-10-25 오후 12:01:39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내 나이 75세, 젊음을 찾기 위해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다시 찍었다.”

지난해 9월 1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감독 정태원, 정용기) 언론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故) 김수미는 당시 이같이 말하며 환히 미소지어보였다.

배우 김수미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김수미는 심정지 상태로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성동구 한양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9월 21일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공개된 작품을 기준으로) 고인이 매체 연기로써 관객들을 만난 마지막 작품이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잘나가는 스타 작가 ‘대서’와 가문의 막내딸 ‘진경’을 결혼시키기 위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장씨 가문의 사생결단 결혼성사 대작전을 그린 코미디다. 김수미는 극 중 타고난 리더십으로 시대 초월 굳건한 가문의 수장 ‘홍덕자’ 역할로 분했다.

‘가문의 영광’은 2002년 ‘가문의 영광’을 시작으로 작년 개봉한 ‘가문의 영광: 리턴즈’까지 20여 년에 걸쳐 6편의 작품으로 이어지며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 시리즈다. 유력한 조폭 가문이 사위, 신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몸부림을 유쾌히 풀어나간 코미디 가족극으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영화계 조폭 코미디 장르 열풍을 주도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김수미 스틸.
배우 정준하(왼쪽부터)와 기은세, 윤현민, 김수미, 유라, 탁재훈, 추성훈이 지난해 9월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가문의 영광: 리턴즈’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특히 ‘홍덕자’ 역의 김수미는 ‘가문의 영광’ 시리즈의 상징이자 주인공, 시리즈의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던 원동력이었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는 시리즈 5편 이후 무려 11년 만에 돌아온 리부트물로, 1편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선보여 반가움을 자아냈다. 11년 만에 리턴즈가 돌아올 수 있던 원동력도 당시 김수미의 강한 열정과 의지에서 비롯됐다. 김수미가 정태원 감독을 설득했고, 이에 탁재훈, 정준하 등 원년 멤버들이 든든한 의리로 합류해 만들어진 것. ‘가문의 영광: 리턴즈’의 뉴 캐스트로는 윤현민과 유라가 활약했다.

김수미는 이 작품 시사회에 참석했을 당시 70세가 넘은 고령에도 여전히 뜨겁고 강한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아무리 좋은 집이 있어도 현장에 있는 것이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사회 행사 전날 세상을 떠난 모 원로배우의 이름을 언급하며 “(나도)70살이 훌쩍 넘었다. 어제 선생님이 81세로 돌아가셨는데 제 나이를 세어보니 6년 남았더라”고 언급했다. 이어 “사람 일이란 건 모르는 거다”라며 “‘가문의 영광’ 식구들과 다시 만나 내 젊음을 찾고 싶다는 생각, 단시 하나 뿐이었다”고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정태원 감독 역시 “김수미 어머니께서 용기를 주셨기에 ‘가문의 영광: 리턴즈’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털어놨다.

김수미는 작품에 대해 “MZ세대들, 요즘 세대들에 맞게 깔끔하게 만들어진 것 같다”며 “작품성은 없더라도 깔끔한 영화다. (시리즈가) 2000만명이 볼 정도로 전 국민이 다 아는 영화 아니냐. 명절 때마다 TV에서도 틀어주니까 많이 익숙하실 것”이라는 솔직하고 유쾌한 멘트로 관람을 당부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개봉을 앞둔 다른 한국 영화들을 응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수미는 행사 말미 “‘1947 보스톤’도 봐주시고 ‘거미집’도 봐주시고 ‘천박사’도 좋다. 같이 봐주시고 같이 삽시다”라는 공생의 메시지로 행사장에서 박수를 이끌어냈다.

1949년생인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1980년 32세의 나이에 MBC ‘전원일기’ 일용 엄니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올랐고 드라마 ‘안녕 프란체스카’, ‘발리에서 생긴 일’과 영화 ‘가문의 영광’, ‘헬머니’ 등 수많은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예능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tvN ‘회장님네 사람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 출연했다. 또 건강 문제로 활동을 중단하기 직전까지도 뮤지컬 ‘친정엄마’에 출연하며 연기 열정을 불태웠다.

한편 고인은 신현준, 정준호 등과 함께 출연해 크랭크업한 영화 ‘귀신경찰’을 유작으로 남겨두고 있다. 개봉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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