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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배구 간판 공격수 박정아(30·페퍼저축은행)의 별명은 ‘우승청부사’다, 그가 속한 팀마다 우승을 이룬다고 해서 붙은 수식어다. 실제로 박정아는 지난 시즌 도로공사가 ‘봄배구 돌풍’을 일으키며 기적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클러치 박’이라는 또 다른 별명답게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을 책임지면서 ‘배구여제’ 김연경이 버티는 흥국생명을 무너뜨렸다.
박정아는 IBK기업은행에서 세 차례, 한국도로공사에서 두 차례 등총 다섯 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맛봤다. IBK기업은행과 한국도로공사 모두 박정아와 함께 구단 첫 우승을 맛봤다. 현대건설 황연주(37), 한국도로공사 임명옥(37)과 함께 여자부 챔프전 최다 우승(5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배구선수로서 최고의 정점을 찍은 박정아는 이번 시즌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여자프로배구 막내구단인 페퍼저축은행으로 팀을 옮긴 것. 2021년 4월에 창단한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연속 리그 최하위에 그쳤다. 당장 페퍼저축은행의 목표는 우승이 아닌 탈꼴찌다.
박정아도 이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우승 반지 몇 개까진 잘 모르겠는데 선수들과 열심히 해서 꼭 하나는 함께 하고 싶다”며 “좋은 선수들이 있어 함께 노력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거의 쉴 틈도 없이 대표팀에 합류한 박정아는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해 주공격수로 활약했다. 결과에 대해선 당연히 아쉬움이 많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박정아는 “V리그에선 용병 한 명과 상대하는데 VNL에선 용병 여섯 명과 게임하는 느낌을 받았다”며 “세계적인 수준이 높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지만 그런 과정들이 우리나라 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