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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는 새로운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 신호나 다름 없다. 모든 출발이 그렇 듯, 모든 팀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다. 그만큼 설레이면서도 중요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매일 훈련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루 종일 땀 흘리는 날들만 계속되다보면 사람 몸은 어느새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각 팀은 사나흘에 한 번 씩은 휴식일을 갖는다.
하지만 몸이 편하다고 즐겁기까지 한 건 아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이국 땅과 낯선 문화. 쉬는 날이라고 해서 딱히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닌 탓에 시간이 흐르다보면 그마저도 지루하고 힘들어지기 일쑤다.
혈기 왕성하고 호기심 많은 선수들은 삼삼 오오 몰려다니며 쇼핑이나 게임 등 즐길 거리를 찾기도 하지만 코치들은 이마저도 쉽지 않다. 그래서 각 구단은 쉬는 날이면 코치들이 골프를 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데다 코치들에게 정신적이나 육체적으로 그만한 여가 생활도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반응이 달랐다. 미국에선 한 번씩 필드에 나가겠지만 오키나와로 옮긴 뒤엔 코칭스태프라 해도 휴식일에 골프를 치지 않도록 하곘다는 답을 구단측에 전했다. “오키나와 캠프 부터는 전쟁”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넥센이 캠프를 2원화 한 것은 1차 체력 및 기술 훈련 뒤 2차 실전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키나와에서 치르는 훈련은 실전을 통해 모자란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채우는 시간으로 삼겠다는 것이 염 감독의 계산이다.
이 시기를 통해 넥센의 힘은 물론 상대 팀의 전력까지 파악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선수들은 휴식과 재충전이 필요하겠지만 코칭스태프는 쉬는 날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 코치는 “제대로 된 문서로 작성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심리적인 부담도 컸다. 쉬면서도 쉬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하나씩 정리를 하면서 머릿속에 구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수확이 있었다”고 말했다.
2014 시즌은 유례 없는 치열한 승부를 예고 하고 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숨 막히는 접전이 펼쳐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염 감독이 지난해 보다 빠르게 강공 드라이브를 건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다.
과연 넥센의 빠르고 철저한 준비가 시즌 후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