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韓 음악시장…'무제한 정액제' 논란

  • 등록 2013-03-15 오전 9:31:13

    수정 2013-03-15 오전 9:31:28

‘무제한 스트리밍 정액제’ 상품으로 세계 음악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스포티파이(왼쪽)과 디저 홈페이지.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무제한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정액제 배분방식과 디지털 음원 요금제 변경이 다시 추진돼 논란이 예상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근 권리단체와 서비스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무제한 정액제’ 정산방식 및 가격의 재검토를 중심으로 하는 음악 전송사용료 개선 방안 추진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음악 창작자 권익 강화가 목적이다. 지난해부터 꾸준하게 무제한 스트리밍 정액제 폐지를 주장해온 음악생산자연대 등 음악 창작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대해 음원 소비자와 서비스사업자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음원 소비 트렌드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스마트 기기 이용자 수가 증가하면서 디지털 음악시장, 그 중에서도 스트리밍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 음악시장 규모는 88억64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4.7%의 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까지 세계 디지털 음악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2.6%로 예상되며 전체 음악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42.3%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15년까지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률은 41%, 매출 규모는 40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스트리밍 시장의 선두업체로 꼽히는 스포티파이(Spotify)는 무제한 음악감상이 가능한 정액제 상품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2012년 매출은 99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458% 증가했다. 가입자 수는 현재 3000만 명을 넘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년 안에 애플의 아이튠즈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인 디저(Deezer) 역시 현재 총 이용자 2600만 명 중 유료 고객수가 300만 명으로 연간 100% 이상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아이튠즈와 구글, MS, 삼성전자 등이 스트리밍 시장에 이미 진출했거나 준비를 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음악 사이트 A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스트리밍 정액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권리권자를 중심으로 폐지 논의까지 나온다. 트렌드를 역행하는 격이다. 보다 현실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1일부터 권리권자의 몫이 6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된 징수규정 개정안이 발효됐다. 음원 가격이 2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소비자의 구매심리가 위축돼 서비스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A사의 경우 지난 1월 신규 가입자 수가 30% 감소했고 기존 가입자의 이탈은 10% 증가했을 정도다. 아직 소비자와 서비스 사업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제한 스트리밍 정액제 폐지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에게 음원 가격에 대한 부담을 더욱 크게 느끼게 할 수밖에 없다.

음악 사이트 B사 측은 “개정안이 발효된 지 3개월도 안된 상황에서 정액제 폐지, 음원가격 추가 인상 등이 이뤄지면 시장의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며 “업계 관계자 모두 시장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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