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이병규 타순 강등,선발 제외 실력으로 무력시위

  • 등록 2007-08-17 오후 11:34:50

    수정 2007-08-17 오후 11:35:56

[이데일리 SPN 정철우기자]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중인 이(李)들이 야구로 하고픈 말을 대신했다.

'국민 타자'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천금 결승타로 팀을 5연패 수렁에서 건져내며 7번으로 내려앉은 기분을 털어냈다.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적토마'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는 동점의 발판이 된 2루타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승엽은 17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홈경기에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 7번타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바 롯데 시절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막혀 주로 7번타자로 나선 경험은 있지만 요미우리서는 첫 경험. '요미우리 4번 타자'와 동의어처럼 쓰이던 그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타순이었다.

두번째 타석까지는 아쉬움만 남겼다. 2회와 4회 각각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1-1로 맞선 6회 2사 1,3루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볼카운트 1-2에서 가운데로 몰린 이시카와의 역회전공을 끌어당겨 1,2루간을 총알같이 갈랐다. 이승엽의 당겨치기에 대비한 시프트도 소용없을 만큼 빠른 타구였다.

경기가 2-1로 그대로 끝나 지난 5일 이후 무려 12일만의 타점이 결승 타점이 됐다. 이승엽은 8회 야쿠르트 1루수 미야데가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타구를 뒤로 흘리면서 행운의 2루타를 더하기도 했다. 4타수2안타 1타점으로 시즌 타율을 2할6푼5리로 조금 끌어올렸다.

한편 이병규는 나고야 돔에서 벌어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4-1로 앞선 6회 대수비로 출장했다. 타순은 9번 타자. 그러나 경기 상황이 그를 얌전히 두지 않았다.

주니치는 6회초 대거 4점을 빼았기며 4-5로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6회말, 이병규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이병규는 요코하마 3번째 투수 요코야마와 첫 상대를 하게 됐다. 요코야마는 올시즌 13경기서 아직 실점을 기록하지 않은 만만찮은 상대였다. 초구 포크볼 스트라이크를 그냥 지켜본 뒤 공 두개를 골라내 볼카운트 1-2.

요코야마는 4구째를 초구와 같은 포크볼로 이병규를 상대했다. 이병규는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려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총알같은 2루타를 때려냈다.

기세가 오른 주니치는 이바타와 아라키의 연속 안타로 이병규를 홈까지 불러들여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단박에 경기가 뒤집혀 가라앉은 분위기에 이병규의 2루타가 큰 힘이 된 셈이었다.

이병규는 7회 2사 2루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팀은 9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5-5 동점이던 9회말 무사 만루서 대타 다니시게가 요코하마 호세로로 부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주니치는 요미우리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선두를 고수했고 이병규의 타율은 2할5푼3리로 조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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