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천금 결승타로 팀을 5연패 수렁에서 건져내며 7번으로 내려앉은 기분을 털어냈다.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적토마'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는 동점의 발판이 된 2루타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승엽은 17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홈경기에 1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요미우리로 이적한 뒤 7번타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바 롯데 시절 바비 밸런타인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에 막혀 주로 7번타자로 나선 경험은 있지만 요미우리서는 첫 경험. '요미우리 4번 타자'와 동의어처럼 쓰이던 그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타순이었다.
두번째 타석까지는 아쉬움만 남겼다. 2회와 4회 각각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1-1로 맞선 6회 2사 1,3루서 적시타를 때려내며 분위기를 바꿨다.
볼카운트 1-2에서 가운데로 몰린 이시카와의 역회전공을 끌어당겨 1,2루간을 총알같이 갈랐다. 이승엽의 당겨치기에 대비한 시프트도 소용없을 만큼 빠른 타구였다.
한편 이병규는 나고야 돔에서 벌어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서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지만 4-1로 앞선 6회 대수비로 출장했다. 타순은 9번 타자. 그러나 경기 상황이 그를 얌전히 두지 않았다.
주니치는 6회초 대거 4점을 빼았기며 4-5로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분위기가 가라앉은 6회말, 이병규는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섰다.
요코야마는 4구째를 초구와 같은 포크볼로 이병규를 상대했다. 이병규는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를 돌려 우익 선상에 떨어지는 총알같은 2루타를 때려냈다.
기세가 오른 주니치는 이바타와 아라키의 연속 안타로 이병규를 홈까지 불러들여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단박에 경기가 뒤집혀 가라앉은 분위기에 이병규의 2루타가 큰 힘이 된 셈이었다.
이병규는 7회 2사 2루서 2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팀은 9회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5-5 동점이던 9회말 무사 만루서 대타 다니시게가 요코하마 호세로로 부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주니치는 요미우리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선 선두를 고수했고 이병규의 타율은 2할5푼3리로 조금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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