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LPGA 투어 경기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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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골프는 매너를 중시하는 스포츠다. 필드에서의 행동이 품격을 높이기도, 기피 대상 ‘블랙 리스트’에 오르기도 한다. ‘피치마크’ 수리는 골퍼의 품격을 높이는 중요한 매너 중 하나다. 피치마크는 볼이 낙하하면서 충격으로 생긴 자국을 말한다. 프로 선수들은 피치마크를 버릇처럼 수리한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는 드물다. 방법을 잘 모르는 경우도 있지만 ‘귀차니즘’이 대부분이다.
피치마크 수리는 골프장을 위한 게 아니다. 다른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피치마크를 수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벙커 샷을 한 후 흔적을 고무래로 다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벙커 발자국에 눈살이 찌뿌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다 있다. 피치마크가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폭탄 맞은 그린을 보고도 기분 좋을 골퍼는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남이 만든 피치마크까지 수리할 필요는 없다. 자기가 만든 피치마크만 잘 정리해도 ‘매너골퍼’로 인정받는다.
피치마크 수리 도구는 두 날 포크가 가장 좋다. 골프 티펙(Tee Peg)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요령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눈대중으로 배운 기술은 자칫 그린을 망칠 수 있다.
먼저 포크를 피치마크 주변에 가까이 붙여서 약 60도 각도로 꽂는다. 그리고 주변의 잔디가 안쪽으로 들어가게 밀어 넣는다. 이때 포크를 부드럽게 비틀어주면 잔디가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힘도 덜 들어간다. 이후 퍼터 바닥으로 눌러서 면을 고르면 된다. 만약 피치마크가 깊다면 안을 떠낸 후 주변 잔디로 메워줘야 한다. 이미 죽은 잔디라 주변 잔디의 생장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포크를 피치마크 아래로 꽂아 잔디를 들어 올리는 경우가 있는 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보기에는 좋을 수 있지만 뿌리가 뽑혀 잔디가 금세 죽게 된다.
골프화 스파이크 자국은 수리할 수 없다. 자신의 퍼트 라인에 깊게 패였다고해도 불운을 탓할지언정 구제는 받을 수 었다. 아마추어 골퍼들은 스파이크 자국을 퍼터 헤드로 눌러 평평하게 만든다. 친선경기라 벌은 없겠지만 분명한 골프 규칙 위반이다. ‘허용되지 않은 자국 수리’를 이유로 스트로크 플레이에서는 2벌타, 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의 패가 된다.
단 홀 아웃을 한 뒤에는 뒤따르는 플레이어들을 위해 스파이크 자국을 수리해줘도 된다. 또한 퍼트 라인과 상관없는 스파이크 자국을 고쳐도 상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