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JTBC의 성공, 플랫폼+시청률이 무의미한 진짜 이유

  • 등록 2015-08-27 오전 8:45:37

    수정 2015-08-27 오전 8:45:37

‘냉장고를 부탁해’ ‘비정상회담’(왼쪽 위) ‘신서유기’ ‘집밥 백선생’(왼쪽 아래)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한국인이 좋아한다’는 말은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는 뜻이다. ‘한국인’을 지칭하는 표본이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3명에 불과하지만, 결과를 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오히려 요즘 신뢰를 잃고 있는 시청률보다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한국갤럽이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조사한 ‘한국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 결과를 보면 요즘 트렌드가 읽힌다. ‘국민 예능’이라 불리는 MBC ‘무한도전’이 11개월 연속 1위다. 육아 예능의 건재한 파워를 보여주는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2위, 전국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데 성공한 SBS 수목 미니시리즈 ‘용팔이’가 6위까지 단숨에 올라온 일도 결과에 반영됐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 속에 방송되고 있는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도 상승세에 힘입어 10위로 올랐다.

이 가운데 주목할 성적은 케이블채널과 종합편성채널의 약진이다. 지상파에서 비(非) 지상파로 플랫폼이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새삼 놀라울 일은 아니다. 다만 구체적인 수치와 증거 자료로 변화가 드러나다보니, 새삼 더욱 와닿는다는 반응이다.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와 ‘집밥 백선생’은 각각 4위와 9위에 안착, 한국인이 사랑하는 대표 예능프로그램이 됐다. ‘삼시세끼’는 지상파 시청률을 넘어서진 못햇지만 화제성과 애청자의 팬덤을 봤을 때 남 부러울 게 없는 프로그램이다. ‘집밥 백선생’은 윤박, 송재림의 ‘집밥 2기’를 맞은 뒤 더욱 승승장구해 최고 시청률 9%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괄목할 만한 부분은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의 무서운 상승세다. 재미를 넘어 감동까지 주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갖은 논란을 겪으면서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프로그램 3위가 됐다. 한국 예능에도 ‘3대 천왕’이라는 말을 붙이자면 ‘냉장고를 부탁해’가 ‘무한도전’,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셈이다.

‘냉장고를 부탁해’보다 더 많은 논란과 잡음에 시달렸던 ‘비정상회담’도 한국인이 사랑하는 프로그램 9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멤버의 절반을 교체하는 개편의 수를 두며 변화를 시도한 ‘비정상회담’은 외국인 청년의 토론이라는 변함없이 매력적인 포맷의 힘을 잃지 않고 있다.

현재 예능가는 ‘2015 S/S’ 시즌을 보내고 ‘2015 F/W’ 시즌을 맞고 있다. MBC는 ‘복면가왕’을 중심으로 ‘진짜 사나이 여군특집3’를 내보내며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의 강자 자리를 다시 굳힐 전략이다. KBS 역시 기존에 선보인 프로그램에서 이어지는 시즌물을 기획 중이고, SBS는 신규 프로그램 론칭과 기존 프로그램의 부활 등으로 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케이블과 종편의 준비도 단단해 보인다. JTBC는 유재석이 나선 ‘슈가맨을 찾아서’로 새로운 활력을 찾으려 노력했고, ‘히든싱어 시즌4’ 출격도 앞두고 있다. tvN은 ‘삼시세끼’ 어촌 편 시즌2에 이어 온라인 콘텐츠로 기획된 나영석 PD의 ‘신서유기’로 플랫폼을 넘은 ‘tvN 파워’를 보여줄 전망이다. 향후 ‘한국인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이란 지표에서 국내 예능가의 어떤 변화가 드러날지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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