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서울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이상한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바로 시험지가 유출됐다는 것.
이 소문은 삽시간에 교내로 퍼졌고 이내 학교 안은 뒤숭숭해진다. 호기심 많은 한 학생은 친구와 함께 동영상 카메라를 들고 소문의 실체 파악에 나서고, 시험지 유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진 한 선생이 조사를 받으면서 사건은 확대된다.
KBS가 지금까지와 차원이 다른 청소년 드라마 한 편을 준비했다. 바로 5월 초 파일럿으로 편성될 1TV 단막극 ‘정글피쉬’다. ‘정글피쉬’는 17일 시사회를 갖고 알맹이를 공개했다.
정글피쉬. 회오리 때문에 바다에서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하는 정글에 떨어진 물고기를 일컫는 표현이다.
드라마 ‘정글피쉬’는 이 물고기가 처한 상황에서 입시에 허덕이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주소를 봤고, 드라마는 그렇게 탄생됐다. 하지만 ‘정글피쉬’는 기존 청소년 드라마와는 형식적인 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입시 현실을 드라마로 단순히 재구성한 것이 아니라 그 현실을 그럴 듯하게 비추기 위해 다큐멘터리 형식을 도입한 것이다. 즉, ‘정글피쉬’는 다큐멘터리를 안은 드라마다.
인터뷰를 통해 흘러나오는 이야기는 마치 현장에서 학생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것처럼 들린다. 픽션(fiction)이 팩트(fact)처럼 여겨지는 이 순간 ‘정글피쉬’가 다큐멘터리 형식을 활용하면서 추구하려고 했던 리얼리티는 효과적으로 작동된다.
김정환 PD는 “청소년 드라마의 지향점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봤다”며 “청소년 드라마도 트렌드에 발 빠르게 쫓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리얼리티에 주목하게 된 까닭을 밝혔다. 리얼리티, 즉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각광받는 현 시점에 픽션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 김 PD의 설명이다.
김 PD는 이러한 판단에 근거해 청소년들에게 익숙한 ‘블로그’, ‘동영상’(UCC) 등을 드라마 소재로 적극 활용했다. 주요 시청 타깃층인 청소년들의 정서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김수현, 민지, 황찬성 등 출연자들 역시 학창시절 이와 유사한 경험을 간접적으로 겪었다고 할 만큼 우리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시사회 직후 언론 및 방송관계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재미있다’ 였다. ‘정글피쉬’를 통해 맥이 끊긴 청소년 드라마와 그 지향점에 대한 걱정을 씻은 듯했다.
KBS 측에 따르면, ‘정글피쉬’는 일단 파일럿으로 방영된 후 시청자 반응에 따라서 정규 편성될 가능성도 있다. ‘정글피쉬’가 ‘최강! 울엄마’ 이후 자취를 감춘 청소년 드라마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을지에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관련기사 ◀
☞‘우생순’ 신예 민지, “드라마는 처음이라 긴장돼요”
☞‘정글피쉬’ 김수현 시사회 직후 눈물...“죄송합니다”
☞'우생순' 기대주 민지, 청소년드라마 '정글피쉬'로 안방극장 첫 주연
☞['우생순' 스페셜⑤]흥행 맞춰 고3 신예 민지도 급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