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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골프리그(SGL)을 지지하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비난해온 미켈슨이 자신의 발언이 무모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미켈슨은 2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압박과 스트레스가 심해 휴식이 필요하다”며 “나 자신에 실망했다. 자숙하며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때늦은 후회의 글을 올렸다.
이어 “최근 내가 한 말 중 일부는 오프 더 레코드를 전제로 했는데 동의 없이 공유되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더 큰 문제는 내 의도와 다른 부적절한 표현이 사용되고 있다”고 최근 언론을 통해 나온 보도 중 일부는 자신의 뜻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미켈슨이 사과 성명을 발표한 건 최근 들어 PGA 투어를 거듭 비난하면서부터다.
그러나 발언 이후 동료와 팬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미켈슨의 발언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아 창설 움직임을 보이는 슈퍼골프리그를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또 미컬슨이 거액의 이적료를 받고 슈퍼골프리그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오히려 역풍을 맞았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더 강도를 높여 “충격적이고, 실망스럽고, 슬프다”며 “(SGL과 관련된) 그들은 탐욕스럽고, 이기적이고, 무지하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팬들도 “탐욕스러운 바보”라고 미켈슨의 발언에 크게 실망했다.
동료와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미켈슨도 슬슬 꼬리를 내렸다.
지난 18일 골프 전문 기자 앨런 쉬프넉과 인터뷰에서 “(사우디는) 엮이기에는 겁난다”면서 “그들은 카슈끄지를 살해했다. 동성애자를 처형한다. 끔찍한 인권 탄압을 자행했다”고 뒤늦게 거리를 뒀다.
그러나 이미 일은 커질 대로 커졌다. 결국 파장이 거세지면서 미켈슨의 가장 후원사인 KPMG가 결별을 선언했다. KPMG 측은 “미켈슨과 상호 후원 계약을 즉시 종료하기로 동의했다. 미켈슨이 더 발전가히를 바란다”고 미켈슨과의 후원 중단 사실을 밝혔다.
미켈슨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양대산맥을 이루며 PGA 투어를 대표해온 스타다. 메이저 대회 6승을 포함해 통산 45승을 거두며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쌓아왔고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이름도 올렸다. 그 덕분에 KPMG 이외에 캘러웨이골프, 워크데이, 롤렉스, 암스텔라이트 등 여러 기업의 후원을 받아왔다. KPMG와는 2008년 이후 14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지만, 잘못된 선택과 쓸데없는 말 한마디로 엄청난 손해를 보고 말았다. 이번 일로 그동안 쌓아온 명성마저 바닥으로 추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