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참아온 눈물 터뜨린 ‘진짜 막내’ 백종철 감독

  • 등록 2018-03-17 오후 12:24:57

    수정 2018-03-17 오후 12:26:08

백종철 감독이 1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동메달 결정전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사진=조희찬 기자)
[강릉=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잘 해주셨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17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동메달 결정전. 캐나다에 패한 후 믹스드존에 모습을 나타낸 백종철(43) 감독이 담담한 표정으로 5분간 인터뷰를 이어갔다. 인터뷰 막바지 ‘감독님 개인에게는 어떤 대회였냐’는 질문에 백 감독은 코끝을 찡그리더니 이내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지난 8일간 ‘오벤저스’ 휠체어 컬링 대표팀의 돌풍 뒤에는 묵묵히 선수들을 도운 백종철 감독이 있다. 2009년까지 강원도청 소속 컬링 선수로 활약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마술같은 전략으로 우리나라의 4강행을 이끌었다. 휠체어 컬링 선수 대부분은 후천적 장애를 안고 있어 선수 데뷔가 늦다. ‘오벤저스’의 막내는 1973년생인 이동하이지만, 백 감독은 이동하보다도 두 살이 적다. 대표팀에서 실질적인 막내지만 대회 내내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있던 그였다.

백 감독은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선수들을 이끌고 4강 신화를 일궈냈다. 그의 ‘동생 리더십’에 선수들은 의심하지 않고 믿고 따랐다. 경기 중 결정적인 순간에도 자신들이 상의하기보단 꼭 백 감독을 경기장으로 불러내 전략을 물어봤다.

백 감독은 “결과가 안 좋아서 선수들이 상처 받을까봐 그게 걱정”이라며 “지난 3년 동안 정말 최선을 다해서 준비했는 데…”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이어 “가장 나이가 어린 선수와 나이 많은(정승원) 선수와도 나이차가 꽤 난다. 힘든 데도 체력 훈련을 하시는 것 보고 우리 고모랑 나이가 비슷하신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끝까지 선수들을 칭찬했다.

백 감독은 “오늘 이 팀으로서 마지막 경기였다”며 “국민들도 (우리가 최선을 다했다고)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다음 패럴림픽을 잘 준비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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