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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이석무 기자] 제주도 서귀포에서 마무리 훈련에 한창인 히어로즈. 선수단을 바라보는 코칭스태프의 눈길은 흐뭇하기만 하다. 제주도의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다. 오히려 부상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코치들이 걱정하면서 만류할 정도다.
이광근 수석코치는 "우리 선수들은 다른 팀과 비교하면 너무 착하고 열심히 한다. 말썽 부리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신인들이 들어와도 고참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훈련을 찾아서 한다. 현대 시절부터 이어져온 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히어로즈는 전신 현대의 마지막 해인 2007시즌 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07년은 모기업의 자금난이 최고조에 오르면서 정상적인 팀운영이 불가능했고 2008년은 현대에서 히어로즈로 팀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시끄럽고 어수선했다.
2009년 히어로즈는 김시진 감독이 다시 돌아오고 구단 수뇌부도 비정상적인 구단 운영에서 벗어나면서 서서히 제 모습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평탄한 행보는 아니었고 포스트시즌 진출도 실패했다. 하지만 시즌 막판까지 4강 싸움을 벌이는 등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히어로즈는 내년이 되면 더욱 매섭게 바뀔 전망이다. 히어로즈의 희망은 역시 젊은 유망주들이다. 특히 투수진의 잠재력면에서 히어로즈는 다른 팀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이미 작년에도 강윤구, 이보근, 김영민, 김성현 등 젊고 싱싱한 어깨를 가진 투수들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해 히어로즈는 투수력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기존 주축 투수들에 젊은 선수들이 기대대로 성장한다면 히어로즈의 내년 전력은 결코 무시 못할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분명 히어로즈의 고민도 분명하다. 여전히 불투명한 팀의 미래는 내년 시즌 희망에 그늘을 드리운다. 올해 히어로즈는 메인스폰서를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실패했다. 결국 서브스폰서를 통해 얻은 자금만으로 팀을 운영해야 했다.
추가로 또 얼마나 선수단 개편이 이뤄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오는 12월말까지 가입금 36억원을 완납하게 되면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난 해 '장원삼 트레이드 불발'과 같은 웃지못할 해프닝이 다시 벌어지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럴 경우 선수단 사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내년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히어로즈의 행보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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