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수려한 외모와 냉철한 판단력, 거친 공격성과 단단한 근육 등이 최근 각종 미국 드라마 남자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특성. 수사, 의학, 심령 등 장르를 막론하고 거액이 들어간 '미드'의 남자들은 대중의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압도적 '훈남'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이런 흐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기존 장르를 코믹하게 비튼 '미드'가 늘어나면서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못난 남자들이 드라마의 주인 자리를 꿰차고 있다.
지난 4일 첫 방송된 XTM의 '리퍼(Reaper)'. 드라마판 '고스트 버스터즈'를 표방한 이 드라마의 주인공 샘은 대형 마트에서 최저 임금을 받고 일하는 게으른 청년이다. 게다가 그의 부모는 그가 태어나기 전에 그의 영혼을 사탄에 팔아버리기까지 했다. 그래서 그는 21세가 된 뒤 사탄의 명에 따라 지옥에서 탈출한 영혼을 잡으러 다녀야 하는 운명. 휴대용 진공청소기, 비누방울 등으로 영혼을 잡는 그의 일상은 늘 사고투성이다.
OCN이 지난달 22일부터 방송하고 있는 '척(Chuck)'의 주인공 척 또한 마트에서 컴퓨터 수리부 직원으로 일하며 임무를 수행하는 기묘한 첩보원이다. 눈치 없고 어수룩하지만 기억력만큼은 천재적이라 여러 가지 임무에 투입된다. 그러나 또 다른 첩보 시리즈 '앨리어스'나 '24'의 강인한 주인공들을 기억한다면 척의 활약은 '소꿉장난'처럼 보인다.
XTM 정영환 채널팀장은 "대형 첩보·수사 시리즈가 시즌을 거듭하면서 일부 대중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어 기존 장르를 코믹하게 재해석한 신작 미드가 요즘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못난 주인공이 나오는 미국 드라마 '리퍼' 예고 동영상. 우리나라에서는 xtm에서 방송되고 있다.>